주요 증권사 당기순이익 현황
부동산 사업 부실 영향 커
건설 경기 침체와 유럽발 금융위기가 증권사들의 수익에도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2010년 1분기(4~6월) 증권회사 영업실적 잠정치’를 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62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48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786억원에 견줘 55.5%(5985억원)나 줄었다. 이는 직전 분기의 8591억원에 비해서도 44.1%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는 3월 결산법인이라 4~6월을 1분기로 친다.
증권사들의 자기매매 수지는 지난해 1분기 2010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에는 3269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수수료 수입도 2조2911억원에서 1조9775억원으로 줄었다. 민병현 금융감독원 건전경영팀장은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자기매매에서 큰 손실을 봤고,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전체 증권사의 79%인 49개사가 흑자를 보인 반면 13개사는 적자였다. 가장 많은 적자를 낸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구조조정에 들어간 벽산건설·남광토건 등 건설사 채권에 대해 5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578억원의 손실을 봤다. 동양종금증권은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잇따라 부실이 발생하면서 1분기에만 238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올 들어 동양종금증권이 투자한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부실여신은 1000억여원에 이른다. 이밖에 교보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10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저조한 실적에도 증권사들의 자산 총계는 지난해 동기 말 174조9000억원에서 201조5000억원으로 15.2% 불었으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3.3%에서 1.4%로 떨어졌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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