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주총시대 열린다
예탁결제원, 23일 전자투표시스템 개통
주총참여 쉬워져…내년 3월 본격화 될 듯
주총참여 쉬워져…내년 3월 본격화 될 듯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사이버 주총시대’가 우리나라에서도 열린다.
한국예탁결제원은 10일 전자투표 제도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 오는 23일 공식 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투표 제도는 기업들이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인터넷을 통해 본인을 확인한 뒤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이다. 회사로서는 주주중심의 경영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의결권 확보가 쉬워지고 전자투표 내용을 주총일 전에 파악해 좀더 원할하게 총회를 운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2000년에 도입했으며, 일본도 2001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우선 6월 결산 법인과 9월 결산 법인부터 전자투표 도입을 유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이 대부분 12월 결산 법인인 만큼 본격적인 전자투표는 내년 3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에 전자투표를 도입하려면 상장사들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위탁계약을 맺은 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해당기업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기업의 자본금 규모와 주주 수에 따라 100만~500만원 정도이며, 임시주총은 정기주총의 30% 수준이다. 예탁결제원은 시행 초기인 점을 고려해 내년 8월까지 1년간 수수료를 면제해줄 예정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3대 선박투자회사가 운영하는 55개 뮤추얼펀드 가운데 2~3곳이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를 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들 회사 중 한 곳이 전자투표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자투표는 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쉽게 해 주주중심 경영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총 행사 진행인원이 줄어들어 업무공백도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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