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와 달러 인덱스 추이
외국인 닷새째 2조 매수…세계증시 동반 상승세
유로화도 상승 반전 “속단 이르다” 평가도
유로화도 상승 반전 “속단 이르다” 평가도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 도래와 포르투갈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현실화될 것 같았던 유럽발 ‘7월 위기설’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증시는 14일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연중 고점을 찍으며 2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93(1.32%) 오른 1758.01로 장을 마쳐 지난 4월26일 장중 기록한 1757.76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18일(1774.13)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이다. 외국인은 9047억원을 순매수해 올 들어 최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5일째 순매수세이며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2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이날 8204억원을 순매도하며 연중 최대 순매도를 나타냈다.
해외 주요증시도 최근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2.71%, 대만 자취안지수도 1.54% 올랐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82% 오름세를 기록했다. 13일(현지시각) 뉴욕 증시 역시 인텔이 10년 만에 분기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발표에 상승했고, 유럽 증시는 포르투갈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6일째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재정위기 이슈가 불거진 나라들이 7월 들어 의미 있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남유럽 재정위기에 흔들리며 끝없이 추락하던 유로화도 지난 6월 말을 기점으로 상승 반전하고 있다. 13일 현재 유로화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1.2722달러로 최근 2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위기설과 더블딥 공포에서 한발 벗어난 모습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최근 유로화의 강세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에 힘입은 바 크지만, 남유럽 재정위기와 더블딥 공포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시작된 반등이 최근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유로화의 반등은 시장이 걱정했던 7월 위기설이 사실상 별다른 영향력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럽의 각국 정부가 23일 발표될 은행권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고, 중국이 스페인 국채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도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유럽발 재정 위기에 대한 불신이 완화된 것일 뿐, 신뢰를 회복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종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7월 말에 만기가 몰려 있던 스페인의 국채가 상당 부분 10월로 연기되고, 구제금융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들이 나오면서 최악의 국면은 모면했다는 심리가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제금융 조처들에 대한 불신은 어느 정도 완화됐고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재정 긴축과 구조조정도 중장기적으로 이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연합 경제체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쉽게 해소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피그스(PIGS,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들의 시디에스(CDS)프리미엄은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유럽의 최대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와 그리스·스페인 국채 간의 금리차(스프레드) 또한 아직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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