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100만원 이상 ‘황제주’ 현황
지난주 장중 한때 주당 100만원 돌파
외국인 매수세·중국 매출 증가 등 호재
외국인 매수세·중국 매출 증가 등 호재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 주식이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로 성큼 다가섰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장중 100만원을 돌파했다. 11일 종가는 98만원이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석달동안 20% 가까이 오른 가운데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 잡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9일 10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동부증권과 케이티비(KTB)증권, 토러스증권이 각각 115만원을 제시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증권사들이 추정한 아모레퍼시픽의 평균 목표주가가 105만1190원이라고 집계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유력한 황제주 후보로 꼽혀왔던 삼성전자는 지난 4월 87만5000원까지 오르며 먼저 황제주 자리를 넘봤으나, 최근에는 70만원대(11일 종가 79만7000원)에 머물며 선수를 빼앗겼다. 증시 분석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1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된 배경으로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꼽는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와 발목을 잡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외국인 지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35.4%이던 아모레 외국인 보유 비중은 이달 들어 38% 안팎에 이르고 있다.
거래량이 적은 것도 아모레가 유리한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3월 말 현재 유통 주식 수는 290만주로 삼성전자(1억1815만주)의 2.4%에 불과하다. 실적도 좋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중국시장에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 회사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를 시작으로 고급 제품들이 중국시장에 출시돼, 매출 증가세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희 동부증권 분석가는 “설화수는 한류 열풍과 중국 특유의 한방에 대한 관심이 맞물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하반기 방문판매 라이선스 획득 및 내년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중국에서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현재 액면가가 5000원인 종목 가운데 주당 100만원을 넘는 종목은 롯데제과가 유일하다. 아모레가 100만원을 넘게 되면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으로는 롯데제과에 이어 두번째 황제주가 된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