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6조1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가시화되던 지난 2008년 1월(8조5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31일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5월 초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으로 남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커지면서 모두 6조1000억원을 팔아치웠다. 특히 유럽지역 투자자들이 4조2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전체 외국인 순매도의 69.4%를 차지했다. 이어 조세피난처 등 기타 지역이 2조5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과 아시아 쪽 투자자들은 각각 3380억원, 2954억원을 사들이는 등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나라별로는 영국이 2조1639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매도를 기록했고, 이어 조세회피처인 케이만아일랜드(1조8180억원)와 프랑스(7463억원), 네덜란드(4107억원)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5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던 2008년 10월(4조6000억원)보다 큰 수준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사정이 크게 달랐다. 외국인은 5월 한달 동안 3조5000억원의 채권을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한 것으로 나타냈다. 특히 유럽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4조원을 웃도는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는 달리, 2조3000억원의 채권을 순투자해 전체 67%를 차지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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