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삼성생명보험㈜의 상장 기념식에서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 세번째), 이수창 삼성생명 대표이사(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공모가보다 올랐지만
시초가보다 5500원 ↓
중단기 전망 엇갈려
시초가보다 5500원 ↓
중단기 전망 엇갈려
삼성생명이 12일 증시에 입성해 단숨에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높지만 시초가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의 불안한 증시 여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무려 20조원이 몰린 청약 열풍에 견주면 맥빠진 성적표다.
삼성생명은 이날 시초가(11만9500원)보다 5500원(4.60%) 내린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11만원)보다는 3.6% 높은 수준이나, 상장 직전 장외 거래가격(12만~13만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가총액은 22조8000억원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신한금융지주와 케이비(KB)금융 등 대형 은행주를 제치고 ‘금융 대장주’가 됐다.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2만1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외국인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45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3206억원)과 기관(1148억원)은 사들였다.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8.6% 높게 형성되자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밀려나왔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상장한 대한생명의 경우 첫날 상승세를 지켰지만 이후 8일 연속 공모가를 밑돌았고, 시초가를 회복하는 데 한달이 걸렸다.
단기적인 수급 여건은 좋은 편이다. 최대주주와 주주 계열사, 우리사주조합 공모 지분 등 전체 주식의 72.77%가 6개월~1년 동안 매각이 제한된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의 27.23%(5445만주)다. 반면 삼성생명의 시가총액 비중(2.4%)만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야 할 인덱스펀드 등 국내외 대기수요는 1조7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공모가를 조금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공모가 자체가 높은 편이고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도 냉각된 상태여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차익을 노린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몰렸던 만큼 공모가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되면 바로바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호영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코스피지수 1730~1750선에서 책정됐는데 코스피는 당시보다 많이 빠졌다”며 “그리스 재정위기 이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나빠진 게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삼성의 지배구조 재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의 가치는 최대 25조원으로 추정된다”며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산가치를 재평가할 경우 기업가치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분석한 삼성생명의 기업가치는 주당 8만3000원~12만5000원이다.
김회승 김수헌 기자 honesty@hani.co.kr
삼성생명 시가총액 4위…대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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