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예상가 상회
5월 12일 상장 예정
5월 12일 상장 예정
올해 기업공개시장 ‘최대어’인 삼성생명의 주당 공모가가 11만원(액면가격 500원)으로 결정됐다.
삼성생명 상장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23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이틀간의 수요 예측을 거쳐 삼성생명의 공모가를 11만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모가 11만원은 삼성생명 쪽이 희망한 공모가 9만~11만5000원의 상단에서 결정된 것으로, 애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10만원 선 안팎을 크게 넘어섰다. 엘아이지(LIG)투자증권 지태현 애널리스트는 “외국계가 높은 가격을 쓰는 분위기에서 국내 기관들도 뒤따라 어느 정도 높은 공모가가 예상됐다”고 말했다.
공모 규모는 4조8800억원에 이른다. 시가총액도 22조원에 달해 유가증권시장(23일 종가 기준)에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신한지주, 한국전력에 이어 6위에 올라서게 됐다. 삼성생명은 다음달 3~4일 공모주 청약을 거쳐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삼성생명 공모가격이 11만원으로 결정되면서 10년 넘게 끌어 온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 문제도 풀릴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은 공모 과정에서 채권단 보유주식 3443만주를 구주 매출을 통해 처분함으로써 삼성차 부채 원금 2조4500억원을 훨씬 넘어서는 3조8500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부채 상환 지연에 따른 연체이자 문제는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 채권단과 삼성은 삼성차 부채를 2000년 12월 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으로 갚고 나머지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약속했으나 상장이 지연되며 부채 상환도 늦어졌다. 이에 대해 채권단 쪽은 연 19%의 연체이자를 요구하고 있으며 1심 재판부는 2001년 1월부터 2007년 12월 말까지 법정이자율 6%를 지급하라고 결론을 내렸으나 양쪽 모두 반발해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1심 판결대로 연 6%로 결정될 경우 누적 이자는 6900억원으로, 이번 상장에서 삼성이 조달한 금액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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