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상황
“영향 제한적이겠지만 조심스러운 접근 필요”
'외부 폭발'로 가닥이 잡혀가는 천안함 침몰 사고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천안함 침몰사고를 조사하는 민·군 합동조사단은 16일 "선체 절단면과 선체 내·외부에 대한 육안 검안결과,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의 외부 폭발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으로, 북한 연계성 여부에 대한 의혹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천안함 침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사건 발생 이후 국내 증시에 이렇다 할 악재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침몰원인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코스피지수는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경기지표 및 실적개선 등을 바탕으로 1,700선을 회복하며 연중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이 지난 16일 외부폭발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당일 코스피지수는 하락폭이 확대되는 등 제한적 영향을 받았다. 정확한 침몰원인에 대해서는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외부 폭발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대북 리스크가 부각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천안함 침몰원인이 보다 구체화되면 대북 리스크 부각과 함께 최근 단기 과열된 국내 증시에 조정의 빌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8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 조정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남북관계가 물리적 충돌 등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는 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비중 있게 보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천안함 침몰사고를 계기로 남북관계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증시에도 단기 부담이 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 사례처럼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향후 천안함 사고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악재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악재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는 대북 리스크를 좀 더 관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리스크를 거중조정 해온 미·중 관계가 최근 과거보다는 썩 협조적이지는 않다"며 "이 때문에 북한 리스크를 좀 더 조심스럽게 봐야 하고, 과거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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