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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외국인들 환차익 챙기며 숨고르나

등록 2010-04-13 20:33수정 2010-04-13 22:02

3거래일 연속 순매도
‘단기 차익실현’ 분석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일 기준 사흘 연속으로 장중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13일 개인투자자는 77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0억원과 57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916억원 매도했고, 현대차도 347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3월 이후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8조원 가까이 주식을 쓸어담던 모습과는 분명 달라졌다. 외국인은 지난 9일과 12일에는 장중 순매도를 보이다가 장외거래에서 순매수로 돌아서 거래일 기준 22일 동안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장중 순매수세는 거래일 기준 20일 연속으로 마감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배경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단기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주도주인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차익 실현의 빌미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환율을 고려한 체감지수는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분석으로는 3월 이후 외국인의 평균 매입 환율이 1130원으로 환차익으로만 1.5%가량 수익을 거두고 지수 상승에 따른 수익도 1.2%여서 12일까지 평균 2.7%가량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재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1년간 외국인의 주식 매수와 환율을 비교해보면 매수세가 둔화한 시점과 환율의 저점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현재 환율 수준은 적어도 환차익을 기대하는 외국인의 매수세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보다는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2분기 실적이 미리 반영돼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작과 함께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장 마감 뒤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은 4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대량 환매로 좀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기보다는 숨고르기일 것”이라며 “미국 인텔의 실적발표를 확인한 뒤 추가 매수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낸 덕분에 사흘 만에 반등한 1710.59에 거래를 마쳤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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