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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저금리 국면, 실적 개선보다 안정성 주목하라

등록 2010-03-21 18:43수정 2010-03-21 19:10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수익률 추이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수익률 추이
2005~2007년 실적 ‘가치주>성장주’ 전례
물가상승 수혜 가능성 ‘자산주’ 투자도 매력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각국의 금리 인상 시기도 다소 늦춰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국내 채권시장도 당분간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설령 기준금리가 조만간 인상되더라도 저금리 기조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저금리 국면에서는 폭발적인 실적 개선보다는 실적의 안정성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가치주와 자산주 등 안정성에 초점을 둔 투자가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제로 저금리 국면에서 가치주는 위력을 드러냈다. 케이비(KB)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저금리가 지속되자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의 상대수익률이 높았다. 임동민 연구원은 “2005~2007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저금리 상황에서는 가치주의 강세가 진행된다”며 “가치주의 주요 특징은 성장주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고 배당성향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실적증가율이 높은 종목을, 가치주는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 중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을 뜻한다.

가치주는 업종보다는 종목에서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 연구원은 “산업재와 소재업종에서 가치주 개념에 부합하는 종목을 찾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동일업종에서도 사업분야와 수익구조의 차이에 따라 구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종별보다는 종목별 관점에서 찾는 것이 더욱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념상 가치주와 엇비슷한 자산주 역시 저금리시대에는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다. 자산주란 토지·건물이나 유가증권 등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소유자산 가치가 높은 주식을 말하는데, 자산주 투자가 유리한 건 현재는 물가 압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순영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은 시기에 유동성 확대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산주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적인 헤지 수단이자 수혜주가 될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평가된 자산주로는 부동산과 주식 등을 다량 보유하고 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기업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기업일수록 주가 변동성이 작고 물가상승 때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게다가 내년으로 예정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기업들이 자산을 재평가하면서 자산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자산주의 매력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자산주는 주가순자산비율과 함께 자기자본이익률도 고려해야 한다”며 “보통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자기자본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이익이 훼손될 경우 주가순자산비율이 1 미만이더라도 투자 매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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