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 추이
외국인 매도세·출구전략 예상 등 겹쳐 조정 지속될듯
환율하락 맞춰 ‘음식료’, 배당시즌 맞춰 ‘우선주’ 관심
환율하락 맞춰 ‘음식료’, 배당시즌 맞춰 ‘우선주’ 관심
10월 들어 코스피 상승세가 다소 약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과 4분기 실적 둔화 우려, 그리고 출구전략을 둘러싼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매출 증가보다는 비용 절감과 환율 효과 덕을 많이 봤던 만큼 앞으로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기업들의 체력 자체도 크게 개선됐으므로, 앞으로도 기업 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익확대보다는 위험관리에 중점을 두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 환율 하락기엔 ‘내수주’가 혜택 환율이 떨어지면 통상 주가는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환율이 지나치게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엔 오히려 주식시장에 혼란을 주기 마련이다. 때문에 요즘처럼 당분간 환율 하락 압력이 거세질 때는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양해정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는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더욱 떨어질 수도 있다”며 “요즘처럼 환율이 크게 변하는 시기에는 내수주가 부각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내수주로는 음식료 업종을 꼽을 만하다. 강석필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음식료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엔 환율이 급등한 탓에 원가부담이 컸으나 이제는 정반대로 큰 폭의 원가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며 “과거에도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때 음식료 업체 주가가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 업종과 자동차 업종은 최근 강한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당분간 공격 매수보다는 때를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한 셈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실적 모멘텀 둔화와 과열 해소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되기까지는 느긋하게 때를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당분간 관망하면서 옥석 가리기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장기 투자자라면 여전히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주도주에 무게를 두는 게 좋다. 박효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수의 조정장세 때 주도주들의 조정폭이 클 수 있어 공격적인 대응을 자제할 시점”이라면서도 “조정 이후 새로운 시세 분출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장기 보유 관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 단기적으론 ‘배당주’ 관심 가질만 배당 시즌이 돌아오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배당지수(KODI)는 10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1월에 연중 최고수익률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무엇보다 올해는 고배당주들이 주가 상승기에도 대체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는 점에서 배당주들의 주가 차별화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3~5%의 배당수익률은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우선주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우선주는 거래량 부족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인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며 “이를 감안해 보통주와 주가 상관관계가 높고 보통주 배당수익률과 차이가 큰 종목은 관심을 가져볼만하다”고 밝혔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