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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발등 찍는’ 공모주…발품 파는만큼 손실 줄인다

등록 2009-10-04 18:27수정 2009-10-04 18:37

10월 주식 공모 예정 기업 현황
10월 주식 공모 예정 기업 현황
올 상장 42개 중 11개 공모가 밑돌아…상장 첫날 약세도
경쟁률도 떨어져…“실적·투자자 분포 등 꼼꼼히 살펴야”
하반기 들어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상장한 42개 종목 가운데 1일 현재 모두 11개 종목이 공모가 아래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상반기와 달리 상장 첫날부터 약세를 보이는 종목도 수두룩하다. 공모가는 일반적으로 평가된 가격에 견줘 10~20% 정도 낮지만, 이마저도 수익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공모주 옥석 가리기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 기업분석은 필수 지난 8월31일에 상장된 동국에스앤시(S&C)는 첫날부터 공모가(1만1000원) 대비 10% 이상 하락한 99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고, 9월25일 상장한 모린스도 3만9000원에 공모됐으나 3만6100원에서 첫 가격이 형성된 이후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또 9월29일 상장한 쌍용머티리얼도 공모가(1만7500원)보다도 시초가(1만5750원)가 훨씬 낮았다.

공모주는 신규종목이므로 상장기업에 견줘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해당 기업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피기 위해 품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상장 예정기업에서 내놓는 사업계획서는 일반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나 사업보고서에 비해 투자위험 요소 등을 더욱 상세하게 설명하도록 돼 있다. 또 코스닥기업의 경우, 공모주 청약일 이전에 의무적으로 대규모 기업설명회를 열도록 규정돼 있으므로 행사에 참석해서 어떤 기업인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최동일 케이비투자증권 ECM사업부 과장은 “공모주 청약의 경우, 의외로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고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며 “동종 업종과 비교해 회사 실적이나 내용, 향후 전망 등을 세심하게 파악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 시장상황도 살펴야 유가증권 시장의 경우, 공모 주식의 20%가량을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하고 기관과 개인에게도 각각 60%, 20% 정도 배정한다. 공모가는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해보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미 상장된 동종업종 유사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 결정하는 편이다. 유사종목의 주가가 저평가된 경우에는 공모가도 낮게 책정되고, 고평가된 경우에는 공모가도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박양주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상반기의 경우 주식시장이 상승 초기단계였기 때문에 주변의 업종도 낮게 책정됐다”며 “그러나 하반기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상대비교할 때 주가수익비율도 높게 책정되면서 상장한 뒤 추가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창업투자회사 등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의 보유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들 기관이 보유한 주식은 종전에는 보통 3개월가량의 주식매각 제한기간(보호예수기간)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주주(매각제한 1년)를 제외하고는 기간제한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 기관의 경우 일반적으로 액면가(유가증권시장 5000원, 코스닥 500원) 또는 그보다도 낮은 가격에 매입했기 때문에 공모가 이하로 팔아도 상당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리서치파트장은 “아무리 우수한 기업이라도 장기투자자가 아닌 단기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다면 주가에 압박이 될 수 있다”며 “투자자 분포와 주식매각제한 기간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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