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증권

‘테마주 태풍’ 몰아쳤던 상반기

등록 2009-07-01 20:17

삼천리 자전거 주가 추이
삼천리 자전거 주가 추이
5배까지 치솟았던 자전거주 고점대비 ‘반토막’
대운하주·풍력주 등 정책변화 따라 급등·급락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삼천리 자전거’의 지난해 말 주가는 6190원이었다. 그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4~5월 두 달 연속 급등세 속에 지난 5월15일 3만7400원을 찍었다. 지난해 말 이후 무려 5배 뛴 것이다. 그러나 이날 현재 1만5150원까지 추락했다. 고점대비 반토막난 셈이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 등 내재 가치를 반영한다’는 주식 이론은 현실에선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신뢰성이 의심스러운 소문, 근거가 박약한 뉴스가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와 버무려져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급등락시키는 경우는 흔히 발견된다. 테마주가 그렇다.

올해 증시는 테마주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했다. ‘대운하주’, ‘풍력주’, ‘자전거주’, ‘바이오주’, ‘신종플루주’ 등 투자자들이 이름붙인 테마주는 10여개를 훌쩍 넘는다. 과거에도 자원개발주나 엔터테인먼트주 등 다양한 테마주가 존재했지만, 올해만큼 증시가 테마주로 떠들썩한 예는 찾기 힘들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테마주의 탄생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올해엔 정부 정책이 촉발시킨 경우가 대부분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녹색성장산업 육성 정책, △출산장려 정책 등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테마주가 탄생했고, 추가 대책이 나올 때마다 주가는 치솟았다. 이 때문에 현재 존재하는 테마주들을 한데 묶어 ‘엠비(MB) 테마주’라고도 부른다.

이런 속성을 가진 테마주들이 정책 변화에 따라 부침이 심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최근 이런 양상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 사례가 바로 ‘대운하 테마주’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대운하 사업을 내세운 점 때문에 대운하 테마주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으나, 지난달 29일 이 대통령이 돌연 대운하 사업 포기를 선언하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운하 사업 포기 선언 직후 대표적인 대운하 테마주인 특수건설과 이화공영, 동신건설 등은 모두 이틀 연속 10% 이상의 급락세를 보였다.

테마주는 또 언제든지 고평가 부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투자금의 급속한 쏠림 덕택에 주가가 이상 급등해 비싸지면, 언제라도 급락 가능성을 안고 있다. 올라타기도 어렵지만, 내려서기가 더 힘든 이유다. 한 예로 자전거 테마주인 삼천리자전거는 지난달 29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00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수익비율은 주가의 적정가치를 따지는 지표로,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300배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마주 주변엔 언제나 작전세력이나 해당 기업 경영진의 탐욕이 끼기 마련이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나, 허위 공시 등에 따라간 일반 투자자들이 낭패보기 십상인 이유다. 물론 금융감독 당국이나 검찰에 의해 불공정거래 행위는 상당수 걸러지지만, 혐의 포착에서 처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구제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정은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장은 “올 상반기 동안 증시 상승세 덕택에 유상증자가 쉬워지면서 이 기회를 이용해 실행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유상증자 신고서가 쏟아졌다”면서 “특히 정부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대체에너지 개발 사업자에게 지원금을 주기로 한 뒤부터는 지원금을 노린 허위 계획을 제출한 곳도 급증했다”고 밝혔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