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투자주체별 순매수 현황 / 각국 증시 주가지수 추이(※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빚내서 투자한 돈 1조원 넘어…“대형주들 실적 뒷받침” 견해도
코스닥지수가 거래일 기준 13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2년여만이다. 돈을 빌려 코스닥 주식을 산 금액도 급증하면서 1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적에 기반을 둔 ‘이유 있는 상승’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19일 코스닥지수는 8.76포인트(1.61%) 오른 553.77로 마감하며 올해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도 41.53포인트(2.99%) 급등한 1428.21로 올해 최고치를 바꿨다. 코스닥지수가 13일째 상승한 것은 2007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1400선을 넘은 뒤 몇 차례 조정을 받아 14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코스닥지수는 꾸준히 올랐다.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코스닥지수는 무려 64.1%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23.3%, 미국 나스닥지수 9.8%, 중국 상하이지수 45.7%,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37.1% 상승했다. 코스닥 상승률이 전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1위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698개)의 올해 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4.74%이지만 중소형 주식 펀드(17개)의 평균 수익률은 42.90%다. 코스닥 강세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크게 오른 것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가 1조원을 넘어, 경계 심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상승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은 1조29억원으로 2007년 11월 1조105억원 이후 다시 1조원을 넘어섰다. 18일에는 1조75억원으로 늘었다. 2007년 11월 코스닥지수가 800선까지 치솟았던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신용융자는 지난해 말 2875억원에서 올해 3배 넘게 증가했다. 빚을 내 코스닥 주식을 산 개인들이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 속도가 느려 과열로 안 느껴지는데 신용융자가 급증하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과열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들이 4월부터 코스닥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산 게 불안하다”며 “철저히 실적 중심으로 보지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최근 여드레째 기관이 순매수를 하며 상승을 이끌었지만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샀다.
코스닥 상승이 실적으로 뒷받침되는 ‘이유 있는 상승’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머니게임’이 빚어내는 과열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정부정책이나 유동성 효과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태웅 등 코스닥 대표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지난해에 견줘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의 실적 모멘텀이 장을 이끌고 있어 과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상당수 부품업체도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면서도 “단순히 테마가 형성돼 투자를 했다는 낭패를 보기 쉽기 때문에 확실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 선두주자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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