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금융기관 주가 추이
코스피 한달여간 상승률 31%…코스닥은 41%
“단기과열” 분석도…미 금융기관 실적이 변수로
“단기과열” 분석도…미 금융기관 실적이 변수로
주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베어 마켓 랠리’(약세장 속의 반등)라는 시각이 많지만 ‘불 마켓’(강세장)이 시작되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은 조만간 발표될 미국 금융기관들과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 과열된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상승 추세로 갈 것인지 달려 있기 때문이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22포인트(0.17%) 오른 1338.26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사흘째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지수도 엿새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13.97포인트(2.83%) 오른 507.23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500선을 넘어섰다.
최근 세계증시 상승 속에서도 국내 증시는 특히 도드라진다. 코스피지수는 오름세를 타기 직전인 3월2일 1018.81에서 4월10일 1336.04로 뛰어 상승률이 31.14%나 됐다. 코스닥지수도 3월3일 347.76에서 지난 10일 493.26으로 41.84%나 뛰어올랐다. 이에 견줘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최근 저점인 3월9일 6547.05에서 4월9일 8083.38로 23.47% 오르는 데 그쳤다. 나스닥지수는 1268.64에서 1652.54로 30.26% 올랐다. 지난달 초부터 상승세를 탄 일본 닛케이지수는 27.06%, 영국 푸치지수는 12.15%, 중국 상하이지수는 18% 상승했다.
국내 증시가 단기 과열됐다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을 합한 금액이 최근 12조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을 예탁금으로 나눈 예탁금 회전율이 역사적 고점인 80%를 넘어선 것은 대표적 과열 징후”라며 “단기적인 과열 부담에서 시장을 지켜줄 부분은 미국 금융기관들의 실적”이라고 말했다. 14일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16일 제이피(JP)모건, 17일 씨티그룹이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이 연구원은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 호전 가능성은 증시에 일정 부분 반영돼 있지만, ‘담뱃값 수준’인 일부 금융주의 주가가 회복될 경우 증시 흐름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 호전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평가도 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면 ‘그래서 주가가 상승하지 않았냐’고 하는 식의 시장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다면 주식시장이 ‘울고 싶은데 뺨 맞는 격’이 될 수 있다”며 “미국 금융기관들의 1분기 흑자전환 예상을 주가가 상당부분 반영해 잘해야 본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기 과열 해소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태도가 큰 변수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바뀐 3월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12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가 하락한 날 외국인도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로 태도를 바꿨다. 미국 증시의 방향에 따라 외국인의 움직임도 좌우된다는 것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주가상승이 약세장 내 반등이라면 상승률과 기간 측면에서는 한계에 직면한 상태지만,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이라고 본다면 5주 연속 상승은 추세 전환을 알리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시장 참여자들은 1분기 기업실적보다는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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