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BW 발행 현황
설립이후 내주 1천억 첫 발행…만기보장수익률 연10%
“개인 관심 많을 것” “주식 사는 게 낫다” 전망 엇갈려
* BW : 신주인수권부사채
“개인 관심 많을 것” “주식 사는 게 낫다” 전망 엇갈려
* BW : 신주인수권부사채
채권과 주식 신주 인수권을 결합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26일 1천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 설립 이후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처음이다. 발행조건은 만기 3년(1년 반 이후 조기 상환 가능)에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10%(표면금리 연 7%)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안정적인 채권수익을 누리면서 중도에 미리 약정한 값에 발행기업의 주식을 취득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에겐 또 하나의 유력한 자산 운용 수단인 셈이다. 주식 투자 때처럼 증권사에 위탁계좌를 개설한 뒤 청약하면 된다. 보통 100주 단위로 거래된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주로 중소형 상장기업들이 발행해왔는데, 금융위기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기업들도 가세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신용등급 BBB+인 코오롱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청약 경쟁률은 1.3대 1이었다. 지난 16~17일 기아자동차가 4천억원어치를 발행하는 청약에선 8조원의 몽칫돈이 몰렸다. 우리투자증권 정영채 아이비(IB)사업부 대표는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BBB 등급의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자금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쪽에선 항공유가 급락과 환율 안정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보증수표’는 아니다.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하지만 기관들은 신용위험이 높은 BBB등급의 채권을 편입하는 데 한계를 안고 있다. 기아차의 신용등급은 AA-였다는 점에서 차이를 띤다.
신용위험은 눈감더라도 주식전환에 따른 수익을 챙기려면 현 주가(이날 현재 3610원) 수준에서 40% 가깝게 더 올라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보장수익률도 높고 주가도 고점 대비 많이 떨어져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다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위험이 큰 데다 주가가 너무 떨어져 있어 차라리 주식을 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채권영업부 관계자는 “BBB 등급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기관들한테 거의 매력이 없다”며 “개인투자자한테 성공의 관건이 달려 있는데 지켜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라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조건에서 △만기보장수익률과 △표면금리 △주식전환가격 및 현재 주가 수준 등을 꼼꼼히 따져 볼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금리 수준이 일반 회사채보다 낮아 주식 전환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게 바람직하므로 기업실적을 통해 본 주가 전망이 어떤지가 중요하다”며 “신용위험을 아울러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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