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와 금융업 등락률 추이
미 AIG 실적악화 등 ‘후폭풍’으로 금융시장 불안
전문가 “3~4월 금융위기 재발의 신호될 것”
전문가 “3~4월 금융위기 재발의 신호될 것”
국내외 금융시장이 다시 극도의 불안 상태에 빠져든 요즘 금융주에 눈길이 쏠려 있다. 금융 부문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일이킨 주범이라는 점에서, 또 지수하락을 이끌고 있는 이들 금융기관이 안정을 되찾기 전에는 주식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의 회복도 요원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금융업종의 동향이 앞으로 금융불안의 확대 또는 약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가 2일(현지시각)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은 미국 최대 보험사 에이아이지(AIG)의 분기실적이 사상 최악이라는 발표에서 비롯된 바 컸다. 사실상 국유화한 씨티은행도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문제는 미국 금융기관 부실이 여기에 그치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1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지난해 11월 고점 이후 이미 국유화된 씨티그룹과 유사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가흐름으로 볼 때, 다음 후보군은 와코비아를 인수한 웰스파고와 아멕스카드가 꼽힌다. 이들의 주가는 15달러대의 전 저점을 깨고 내려가 10달러선을 위협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은 “씨티그룹과 비오에이의 위기를 살펴보면 주당 10달러선을 하향할 때 유동성 위기가 확대되면서 국유화 논란으로 이어졌다”며 “미국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가 확대될지 여부가 3~4월 금융위기 재발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증시에서도 금융업종의 주가는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거론된다. 금융업종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연동된다는 특성과 함께 실물경제의 약점을 미리 반영한다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이 새삼 확인되는 것과 함께 동유럽 국가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성이 불거지고 있는 것도 국내 금융업종에 불안감을 안기는 요인이다. 외화 유동성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로 지난해 4분기에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와 금융업종지수를 비교하면, 상향-하향의 패턴은 똑같지만 금융업종은 항상 더 떨어지고 덜 오르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10월28일 이후 양쪽 지수흐름의 모양은 똑같지만 지난해 9월1일에 견줘 금융업종 지수는 항상 10~15%포인트 낮았다.
미래에셋증권 이창욱 연구원은 “증권사나 보험사와 달리 은행은 글로벌 금융불안을 즉각 반영하고 자산 건전성을 통해 실물경제 흐름에 동시에 반응한다”며 “경제위기 측면에서 은행 쪽 주가가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쪽 흐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업 부문을 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은 아직 차갑다. 지난달 10~25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동향을 보면, 외국인들은 신한지주와 케이비(KB) 금융지주를 가장 많이 팔고 나갔다. 그다음으로는 삼성전자·하이닉스·포스코 차례였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한국경제에서 제조업 쪽보다는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은행 쪽을 더 저평가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결국 금융 쪽에서 왔다는 점에서 한국도 금융 쪽에 약점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세계적 금융사들의 부실로 금융기관 부실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우리까지 도맷금으로 넘어가는 면이 있다”며 “경기가 돌아설 때 지표로 금융업종이 신호를 보낸다는 점에서 지금의 금융업종 하락 추세는 경기 반전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를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안창현 황상철 기자 blue@hani.co.kr
국내 금융업 부문을 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은 아직 차갑다. 지난달 10~25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동향을 보면, 외국인들은 신한지주와 케이비(KB) 금융지주를 가장 많이 팔고 나갔다. 그다음으로는 삼성전자·하이닉스·포스코 차례였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한국경제에서 제조업 쪽보다는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은행 쪽을 더 저평가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결국 금융 쪽에서 왔다는 점에서 한국도 금융 쪽에 약점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세계적 금융사들의 부실로 금융기관 부실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우리까지 도맷금으로 넘어가는 면이 있다”며 “경기가 돌아설 때 지표로 금융업종이 신호를 보낸다는 점에서 지금의 금융업종 하락 추세는 경기 반전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를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안창현 황상철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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