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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신한지주 약세’ 투자 기회일수도

등록 2005-05-10 18:50수정 2005-05-10 18:50

신한+조흥 통합작업 불확실성 커
장기적인 성장성 긍정평가는 여전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9일 최영휘 사장을 전격 경질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 사장의 경질에 따라 신한은행과 조흥은행간 통합작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이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이 악재가 장기적으로 신한지주의 튼튼한 펀더멘털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며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신한지주의 주가는 10일 전날보다 2.76% 하락한 2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9일 경질 소식이 전해진 후 1.17%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내림세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선 신한지주의 순매도 규모가 80여억원 안팎에 이르며 순매도 종목 1~2위를 다퉜다. 앞서 9일(현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거래된 신한지주 해외 주식예탁증서(DR)도 3.88% 하락했다.

최 사장은 그동안 두 은행간의 대등한 합병을 추진해왔으며, 이를 근거로 새로운 은행을 만들겠다는 소위 ‘뉴 뱅크론’의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은 신한은행 중심의 ‘원 뱅크론’의 입장을 보였고, 둘 간의 갈등 끝에 최 사장이 경질된 것으로 금융가에서는 보고 있다. 신한지주는 오는 9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1분기까지 두 은행간 법적인 통합과 실무적인 통합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주식시장은 일단 최 사장의 경질을 악재로 보고 있다. 김혜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물리적 통합에 우선하는 화학적 통합과 시너지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최 사장이 지주회사 전략과 다각화라는 숙제를 잘 실행했던 핵심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전략도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준재 동원증권 연구원도 “지금까지 추진해온 온 통합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당분간 주가가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이피모건증권은 “이번 사장 경질로 한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영진을 갖춘 은행이라는 명성이 훼손될 수 있으며 통합을 시작해야 할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증폭시킬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번 사건이 신한지주의 성장성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 약세는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불확실성 증가란 점 때문에 목표주가는 2만9천원으로 하향조정하지만, 조흥은행의 대손비용 감축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업계 최고일 것으로 예상돼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장기적인 성장성을 감안할 때 ‘매수’ 의견과 3만500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증권은 “사장 경질로 단기적으로 통합과정의 위험을 피하기는 힘들지만 장기전략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한다”며 “단기 약세는 장기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라고 추천했다.

다만 신한지주의 새 경영진 구성과 비전 제시가 주가 흐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주주들에게 향후 리딩뱅크가 되기 위한 뚜렷한 방향과 전략을 다시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이피모건증권도 “주가의 회복은 그룹 경영진이 얼마나 빨리 경영구조에 확신을 주느냐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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