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는 금융위기 속에 미국 증시가 5년 전인 2003년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10월 중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어린 전망을 수정하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선 금융위기의 진앙인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국내 증시도 바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8거래일째 급락세를 이어가며 8,451.19로 마감했다. 한 주 동안 18.2%나 폭락했으며 장중 8,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다우존스지수 8,000선이 무너진 것은 2003년 3월 이후 5년 7개월 만이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미국 증시는 5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국내 증시로 보면 5년 전인 2003년3월은 이후 펼쳐질 5년간 대세상승기로 접어들기 직전으로, 코스피지수는 512.30까지 떨어졌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일 178.18포인트(12.55%)의 주간 낙폭을 기록하며 2006년 7월 이후 최저치인 1,241.47로 마감해 2년3개월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국내 증시의 5년 전 회귀는 상상하기 어렵다.
코스피지수가 5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현 수준에서 50% 이상 추가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년 동안의 조정폭은 코스피지수와 다우존스지수가 각각 40.5%로 같다. 그러나 시장 주변엔 아직 바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경계론도 만만찮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코스피지수 1,200선은 이미 장중 한차례 붕괴된 터라 미국 증시의 낙폭이 커진다면 언제든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미국이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을 마련한 가운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글로벌 정책공조에 나서고 있으나 시장의 불안 심리가 쉽게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안도랠리에 힘입어 10월 중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반등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고수하고 있는 증권사들도 하나 둘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증시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코스피지수의 6개월 전망치를 1,450~1,850에서 1,200~1,700으로 낮췄다. 하지만 성급한 낙관론만큼 불안 심리를 조장할 수 있는 과도한 비관론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증시들이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한국 증시도 결코 싸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지만 강력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실시되고 있고, 단기 낙폭이 워낙 큰 데다 미국 증시의 일중 변동폭이 극단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국내 증시도 코스피 1,200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한 뒤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바른 투자 판단을 내리는 데 극단적인 비관론은 극단적인 낙관론만큼 나쁘다"며 "불안심리가 커지더라도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작년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년 동안의 조정폭은 코스피지수와 다우존스지수가 각각 40.5%로 같다. 그러나 시장 주변엔 아직 바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경계론도 만만찮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코스피지수 1,200선은 이미 장중 한차례 붕괴된 터라 미국 증시의 낙폭이 커진다면 언제든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미국이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을 마련한 가운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글로벌 정책공조에 나서고 있으나 시장의 불안 심리가 쉽게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안도랠리에 힘입어 10월 중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반등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고수하고 있는 증권사들도 하나 둘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증시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코스피지수의 6개월 전망치를 1,450~1,850에서 1,200~1,700으로 낮췄다. 하지만 성급한 낙관론만큼 불안 심리를 조장할 수 있는 과도한 비관론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증시들이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한국 증시도 결코 싸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지만 강력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실시되고 있고, 단기 낙폭이 워낙 큰 데다 미국 증시의 일중 변동폭이 극단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국내 증시도 코스피 1,200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한 뒤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바른 투자 판단을 내리는 데 극단적인 비관론은 극단적인 낙관론만큼 나쁘다"며 "불안심리가 커지더라도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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