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외 주식투자
국민연금이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 에이아이지 등 최근 금융부실로 파산신청을 하거나 위기를 겪고 있는 세 회사에 7720만달러나 투자하고 있으며, 15일 현재 투자원금의 66.3%인 479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이 16일 밝혔다.
원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국민연금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국민연금은 리먼에 1970만달러를 투자해 현재 900만달러만 남았고, 메릴린치에는 1050만달러를 투자해 현재 850만달러가 남았다”고 밝혔다. 특히 에이아이지에는 전체 투자금의 절반이 넘는 4190만달러를 투자했으나, 원금의 16.2%인 680만달러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채권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큰 주식에 많은 돈을 투자해 손실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원 의원 쪽은 국민연금 투자액의 63%인 4850만달러가 해당 회사의 주식 매입이었다고 밝혔다. 에이아이지 투자에 따른 손실이 큰 것도 4190만달러 가운데 3750만달러를 주식으로 보유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국민연금은 주당 40~47달러 사이에서 에이아이지 주식을 샀으나, 지난 15일 현재 주가는 4.8달러로 떨어졌다.
이런 투자결과는 국민연금이 국외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계획을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현재 2.4%인 국민연금의 국외주식 투자 비중을 올해 말 6.8%, 내년 말 9.4%, 2013년 말 10% 이상으로 늘리고, 대신 안전성이 높은 국외채권 투자 비중은 낮추겠다고 지난 6월 말 밝힌 바 있다. 국민의 노후대비 자금을 안전성보다는 수익성에 무게를 두고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만큼 큰 위험이 뒤따른다는 점이 이번에 확인된 셈이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원 의원쪽 발표에 대해 “자료가 어디서 나간 것인지 확인 중이며, 내용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다”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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