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78만원 → 8.29 51만6천원
외환위기 이후 부동의 대장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불과 석달 만에 올해 들어 기록했던 최고가의 3분의 2로 토막났다.
삼성전자는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5천원(0.96%) 내린 51만6천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5월16일 찍었던 장중 역대 최고가 76만4천원, 종가기준 역대 최고가 76만원에 비해 불과 석달여 만에 3분의 2수준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하락세는 이 회사의 3분기와 그 이후 실적 추정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추정치가 계속 낮아지는 이유는 주력 업종 중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이 안 좋은 가운데 LCD패널 가격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노키아와 애플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통신사업부의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크다는 데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태영 연구원은 "단기에 흐름이 좋아질 수 있는 국면이 아니라 투자심리가 좋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초 삼성전자가 세계 1위기업으로 올라선 것도 어려운 시기에 설비투자를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한 뒤 다시 좋은 시장이 돌아왔을 때 시장을 장악하는 방식이었기에 어려운 시기에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6개월 간 실적악화는 구조적인 문제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대외환경 악화와 수요위축기에 공격적인 설비투자와 마케팅비용, 연구개발 비용 증가 등 삼성의 의지에 따른 선택"이라며 "그 과실은 내년 3분기부터 실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주가는 50만∼60만원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외환위기 이후 엎치락 뒤치락 하던 SK텔레콤[017670]과 POSCO[005490]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부동의 대장주로 등극한 이후 단 한번도 왕좌를 내 준 적이 없다.
하지만 경기사이클을 타는 아이템인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가 주력업종이라 덩치에 비해 주가나 실적 변동폭이 큰 편이라는 설명이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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