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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증권사들 ‘이자놀이’로 배 두둑

등록 2008-08-12 08:43

순이자수익 작년대비 55%↑, 우리투자는 영업익 절반
글로벌 투자은행 지향 무색…올해 1분기 실적 저조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형사는 이자수익 비중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국내 53개 증권사들의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순이자수익(이자수익-이자비용)은 1조7072여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55.0%나 늘었다. 순이자수익 증가율은 2006회계연도의 경우 23.1%였다.

대형사일 수록 두드러졌다. 우리투자증권은 순이자수익이 203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가율도 51.4%에 이르렀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1437억원), 굿모닝신한증권(1372억원), 대우증권(1298억원), 삼성증권(1230억원) 등의 순이자수익도 1천억원을 넘었다. 우리투자·굿모닝신한증권은 순이자수익이 영업이익의 절반으로 순이자수익 비중이 특히 높았다.

증권사들의 이자수익 비중이 높은 것은, 업무영역을 넓히고 대형화를 통해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증권사들의 공언이나 자본시장통합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사업 영역의 다각화보다는 ‘이자놀이’라는 손쉬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한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은 일부 대형사의 경우 채권거래를 통한 이자수익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지만, 대부분은 신용거래융자·고객예탁금운용·증권담보대출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증권연구원 심수연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각 증권사는 자기자본투자(PI)나 인수합병(M&A) 관련 자문업 등 각 증권사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연 5%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판매하면서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거나, 주가연계증권(ELS)을 운용할 때 헤지용으로 채권보유를 늘려 이자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증시 활황 국면에서 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이 늘고 각종 파생상품 판매도 늘어나 이자수익이 늘었다는 것이다.

한편, 54개 증권사들의 2008회계연도 1분기(4~6월) 잠정 당기순이익은 775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조2907억원보다 40.0%(5천150억원)나 급감했다. 증시 침체 탓에,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2907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1조2795억원, 3분기 1조142억원, 4분기 8255억원 등으로 줄곧 하락추세를 보여왔다. 증권사별 순이익은 우리투자증권이 76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에스케이·유진투자증권 등 11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정연 김진철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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