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없는 증시 미국 상황 따라 오르락 내리락 국내 증시의 눈과 귀가 온통 미국에서 건너오는 소식에 쏠려있다. 국내에 주가를 밀어올릴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미국에서 발표되는 지표와 미국 증시 등락에 따라 국내 증시가 울고 웃고 있다. 27일에도 전날 밤 미국에서 소비자신뢰지수 하락과 함께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하자 종합주가지수가 14 이상 밀려버렸다. 특히 4월 마지막주와 5월 첫째주에는 미국 경기 침체가 정말 시작될지, 아니면 우려에 불과했는지를 판단하게 해 줄 대형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잡혀 있어 한동안 투자자들은 미국발 뉴스에 신경을 집중시켜야 할 듯하다. 먼저 주목해야 할 지표는 27일(현지시각) 발표될 3월 내구재 주문 동향이다. 미국 기업들의 투자 상황과 소비 동향을 모두 판단할 수 있는 이 지표는 미국 경기의 선행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28일 발표되는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개인소비지출지수도 중요하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정말 고유가 때문에 미국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지 여부다. 미국 소비 부진은 글로벌경기 침체로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지표를 보면 소비동향이 어느 정도 가늠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시선이 쏠리는 이벤트는 다음달 3일 개최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산하 공개시장위원회 회의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연준이 정책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3%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근의 경기 침체 논란으로 0.5%포인트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금리인상도 관심꺼리지만 회의 끝나고 나오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등 미국 경제에 대해 어떤 말을 할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예상보다 금리 인상폭이 크거나 성명서에서 부정적인 표현이 나오면 증시에는 악재다.
내달초 금리 결정 · 고용동향 발표
국내 산업 활동지표에도 관심 4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5월2일), 4월 고용동향(5월6일)도 눈여겨 봐야 한다. ISM제조업지수는 향후 제조업경기 위축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실업률과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 등 고용동향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 미국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상당히 희석시킬 수 있는 호재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가 해외 변수를 완충할 만한 호재가 없다는 점과 미국 증시 하락이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감을 깔고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 증시가 과거보다 훨씬 민감하게 미국 변수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일단 다음주에 대형 지표 발표가 마감되면 미국 경기를 어떻게 봐야 할지 판단이 설 것”이라며 “만약 이 지표들이 괜찮으면 우리 증시도 기력을 차리겠지만 예상보다 안좋을 때는 상당기간 동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지표로는 28일 3월 산업활동과 5월1일 4월 수출입실적 발표가 잡혀있다. 미국변수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국내 내수경기 회복 여부와 수출 성장세 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들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산업활동 결과를 보면 내수가 정말 회복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2월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과거 중국 정부가 5월초 노동절을 전후로 주요 경제정책을 발표한 전력이 많아 이번 5월 초에도 위안화 절상, 금리인상 등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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