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 운용 과정
5년간 2조7600억 운용 수익
고객에겐 1%안된 이용료만
고객에겐 1%안된 이용료만
증권사들이 5년간 주식투자자들의 고객예탁금 운용수익의 대부분인 2조원 이상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증권금융은 29일 지난 2003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5년간 연 평균 12조원대의 고객예탁금을 운용해 신탁보수(0.05%)를 제외한 운용수익 2조7600억원을 증권사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이 수익의 일부만 고객에게 이용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계좌에 넣어둔 예비자금으로, 증권사들은 이 자금을 증권금융에 운용을 맡긴다. 증권금융은 예탁금을 국공채·머니마켓펀드(MMF)·환매조건부채권(RP) 등 안전자산과 단기상품 중심으로 투자해 연 환산 기준 4~5% 정도의 운용수익을 내지만, 증권사들은 1% 미만의 예탁금 이용료만 투자자들에게 지급했다.
삼성ㆍ대우ㆍ현대ㆍ대신ㆍ우리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들의 최근 5년간 고객예탁금과 이용료로 환산하면 고객들에겐 평균 0.88%만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29개 증권사들이 5년간 고객예탁금 운용수익 2조7600억원 중 5600억여원만 고객에게 돌려주고 약80%에 이르는 2조2천억여원은 스스로 챙긴 셈이다.
5대 증권사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율인 0.88%는 그나마 높은 편이다. 동부·신영증권 등은 0.5~0.6% 수준이고,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0.22%에 그친다.
더구나 소액투자자들은 더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 증권업협회 집계를 보면, 국내증권사들은 예탁금이 3억~5억원 이상인 투자자에게는 이용료율 2% 이상을 적용하지만, 3천만원 이하 소액투자자에게는 0.25~0.5%의 이용료를 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의 고위관계자는 “예탁금 평균 잔고의 0.24%를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로 내야 하는 등 수익의 대부분은 계좌관리 비용으로 쓰인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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