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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증시, ‘돈 먹는 하마’에서 자금조달 창구로 변신

등록 2008-02-25 07:43

자사주 취득 등 주주관리비용↓..증자ㆍIPO 등 자금조달↑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 주식시장이 '돈 먹는 하마'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기업들이 자사주 취득 등 주주관리 비용을 줄이고 있는 반면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와 알짜 계열사 상장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투자는 게을리하면서 주주관리비용을 지나치게 많이 쓰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 창구인 주식시장의 기능 회복은 기업의 성장동력 회복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되고 있다.

◆증시, 자금조달 기능 강화 추세 = 25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686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금액(6조4천2억원)에서 자사주 처분금액(1조7천800억원)을 뺀 순취득 금액은 4조6천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7% 줄었다.

반면 유상증자 금액은 9조8천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310.21% 급증했으며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도 1조5천253억원으로 36.59% 늘었다.

거래소측은 기업들이 설비투자와 인수.합병(M&A)에 대비한 실탄 확보를 목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작년 자사주 순취득 금액과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총액 10조5천718억원(이달 21일까지 공시 기준)을 더한 주주관리비용에서 유상증자와 IPO를 통한 자금조달 금액을 뺀 자금 순유출 규모는 3조8천64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1.41% 급감했다.

◆올해 IPO 사상 최대..자금조달>주주관리비용 전망 = 이 같은 추세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강조하고 투자를 적극 장려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올해 설비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명하고 있는 데다 M&A 시장의 '대어'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조달의 필요성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상장사들이 M&A 실탄 확보를 목적으로 줄줄이 알짜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하면서 IPO 시장은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50여개사로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작년의 6배 수준인 9조9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SKC&C, 현대삼호중공업 등은 IPO 규모가 1조원,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IPO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기업들의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주주관리 비용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투자활성화 기대 = 과거 참여정부 시대 주식시장은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했다.

2003년부터 작년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순취득 금액은 20조7천683억원, 주주 배당금은 49억5천197억원으로 주주 관리비용이 총 70조2천880억원에 달한 반면 유상증자(25조7천609억원)와 기업공개(3조7천223억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25조4천832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이 주주관리 비용으로 지불한 금액에서 자금조달 금액을 뺀 순유출 금액은 무려 40조8천48억원에 달한다.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줄어든 반면 주주들의 권리가 크게 신장됨에 따라 상장 유지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연도별 순유출금액을 보면 2003년 5조1천29억원에서 2004년 8조3천562억원, 2005년 9조5천99억원, 2006년 13조5천194억원으로 정점을 쳤다.

고유선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자사주 취득과 배당 등 주주관리비용을 지나치게 많이 지불할 경우 기업들의 성장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며 "증자와 IPO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늘리는 것이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수 김호준 기자 nadoo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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