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IT버블 붕괴 당시 주가지수 움직임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식시장 당분간 호재 없는 ‘적응기’ 지속
1500대서 안정 뒤 큰 폭 등락 반복할 듯 지금 시장은 반등을 이어갈 만한 힘조차 약하다. 지난해 중반 이후 주가는 몇 단계를 거치면서 하락했다. 먼저 지난해 8월을 보자. 하락 폭이 20%에 가까울 정도로 컸지만 회복도 빨랐다. 하락 요인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이벤트여서 영향이 강하지만 빠르게 사라진 것이다. 두 번째 고비였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미국의 신용 경색과 경기 둔화가 맞물렸다. 하락 요인이 복잡한 만큼 주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떨어졌고, 하락 폭도 8월에 비해 컸다. 만일 3차 하락이 시작된다면 하락 요인은 경기 둔화가 될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올 설 연휴 중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서비스업) 지수가 5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외부 환경이 나빠진 것은 향후 주식시장의 향배와 관련해 나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반등 이외에 크게 시장을 호전시킬 만한 요인이 없다. 주가가 처음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낮아진 가격을 생소하게 생각한다. 이 시점부터 투자자들이 가격에 익숙해 질 때까지 큰 폭의 등락이 거듭되는 적응 과정이 나타나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비교적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나는 것은 종합주가지수가 1500대에서 안정을 찾은 이후가 될 텐데, 이 반등이 올 한해 주식시장에서 대형주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주가가 상반기에 바닥을 만들고 꾸준히 올라간다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조정 기간이 길어진다면 시장의 주역은 중소형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등은 여러 주식이 한꺼번에 올라가는 형태가 될 것이다. 중국 관련주는 단기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이유로, 비중국 관련주는 최근 강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상승에 동참할 것이다.
굳이 비교한다면 중국 관련주보다는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의 생명력이 긴 정도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보면,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부문은 양호했다. 이제 시장은 삼성전자가 나쁜 이유보다 반도체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을 때의 실적 호전을 기대할 텐데, 이 부분이 상승에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최근의 반도체, 자동차 주식 같이 대세 상승이 마무리되고 반등 시기의 상승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주식이 시장의 중심으로 나선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89년 삼성전자와 증권주의 예를 보자. 증권주는 86년 말에 시작해 89년 초까지 2년 반 동안 시장을 이끌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86년 말을 기점으로 주가가 정체에 빠진 후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가가 역전된 것은 89년 7월 초부터였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는 초기에는 두 종목이 동시에 떨어졌지만, 하락이 진정된 후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오랜 시간 올랐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중국 관련주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해당 종목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조선과 철강주들이 다른 주식과 같이 반등할 수 있지만 그 힘이 과거 같이 강하지는 못할 것이다. 반등과 상승은 다르다. 반등은 주변 환경의 변화 없이도 단지 가격이 낮아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상승은 주가를 만들고 있는 요인 자체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이번에는 반등이다. 반등은 반등의 논리에 맞춰 접근해야 한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provest.com
1500대서 안정 뒤 큰 폭 등락 반복할 듯 지금 시장은 반등을 이어갈 만한 힘조차 약하다. 지난해 중반 이후 주가는 몇 단계를 거치면서 하락했다. 먼저 지난해 8월을 보자. 하락 폭이 20%에 가까울 정도로 컸지만 회복도 빨랐다. 하락 요인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이벤트여서 영향이 강하지만 빠르게 사라진 것이다. 두 번째 고비였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미국의 신용 경색과 경기 둔화가 맞물렸다. 하락 요인이 복잡한 만큼 주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떨어졌고, 하락 폭도 8월에 비해 컸다. 만일 3차 하락이 시작된다면 하락 요인은 경기 둔화가 될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올 설 연휴 중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서비스업) 지수가 5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외부 환경이 나빠진 것은 향후 주식시장의 향배와 관련해 나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반등 이외에 크게 시장을 호전시킬 만한 요인이 없다. 주가가 처음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낮아진 가격을 생소하게 생각한다. 이 시점부터 투자자들이 가격에 익숙해 질 때까지 큰 폭의 등락이 거듭되는 적응 과정이 나타나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비교적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나는 것은 종합주가지수가 1500대에서 안정을 찾은 이후가 될 텐데, 이 반등이 올 한해 주식시장에서 대형주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주가가 상반기에 바닥을 만들고 꾸준히 올라간다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조정 기간이 길어진다면 시장의 주역은 중소형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등은 여러 주식이 한꺼번에 올라가는 형태가 될 것이다. 중국 관련주는 단기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이유로, 비중국 관련주는 최근 강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상승에 동참할 것이다.
굳이 비교한다면 중국 관련주보다는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의 생명력이 긴 정도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보면,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부문은 양호했다. 이제 시장은 삼성전자가 나쁜 이유보다 반도체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을 때의 실적 호전을 기대할 텐데, 이 부분이 상승에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최근의 반도체, 자동차 주식 같이 대세 상승이 마무리되고 반등 시기의 상승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주식이 시장의 중심으로 나선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89년 삼성전자와 증권주의 예를 보자. 증권주는 86년 말에 시작해 89년 초까지 2년 반 동안 시장을 이끌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86년 말을 기점으로 주가가 정체에 빠진 후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가가 역전된 것은 89년 7월 초부터였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는 초기에는 두 종목이 동시에 떨어졌지만, 하락이 진정된 후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오랜 시간 올랐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중국 관련주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해당 종목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조선과 철강주들이 다른 주식과 같이 반등할 수 있지만 그 힘이 과거 같이 강하지는 못할 것이다. 반등과 상승은 다르다. 반등은 주변 환경의 변화 없이도 단지 가격이 낮아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상승은 주가를 만들고 있는 요인 자체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이번에는 반등이다. 반등은 반등의 논리에 맞춰 접근해야 한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prove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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