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지난해 10월, 한 증권사를 통해 중국 관련 펀드에 거치식으로 300만원을 투자한 회사원 이아무개(33)씨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안그래도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연초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중국 주식시장에 최근 ‘폭설’이라는 대형 악재가 돌출했기 때문이다. 폭설 피해가 본격적으로 부각됐던 지난 한주간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H지수는 각각 10.2%, 5.5% 하락했다. 이씨는 “이제 중국 펀드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도 겁이 난다”며 “폭설로 인한 경제 피해가 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폭설피해로 식료품값 20% 폭등 ‘물가비상’
중 당국 금리인상 등 강력한 긴축정책 예고
단기약세 전망 속 “하락폭 작을 것” 낙관도 ■ 긴축정책이 가장 큰 복병=문제는 역시 물가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식료품값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농업청에서는 이번 폭설로 주요 식료품 가격이 10~2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중국은행도 1~2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2월의 5.6%를 훌쩍 넘어선 7.6%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목표치가 4.6%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 강도높은 긴축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조선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에는 중국 정부가 올림픽 때문에 금리인상 등 강한 긴축정책을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상반기에만 두차례 금리인상과 지급준비율 인상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설 이후 수신과 대출 금리가 0.27~0.54%포인트 정도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강력한 긴축정책은 중국 경제에도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가안정 정책이라는 두가지 압력 속에서 기업들의 이익률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로서는 물가를 정치 문제로 인식하는 만큼, 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경제성장률이 1분기 동안 일시적으로 10%를 밑돌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 시장은 당분간 횡보할 듯=이에 따라 중국 주식시장의 약세 현상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유동성까지 줄어들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그동안 주가 하락세가 너무 가팔랐고 △이번 폭설이 과거 대형 재해에 비해 경제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 정부의 집계를 보면, 이번 폭설로 인한 직접적 손실은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0.1% 수준인 221억위안으로, 지난 1998년 대홍수 때 입은 손실 2000억위안(당시 GDP의 2.3%)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국내 증권가에는 이런 정황과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상하이종합지수는 4000~4100, 홍콩 H지수는 1만2000 정도를 주가 하락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홍콩 증시는 상하이 증시에 비해서는 회복 시기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시장 하락이라는 두 가지 악재에 동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저가 매수 물량이 들어올 수는 있지만, 본격적인 반등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 드러나는 1분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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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당국 금리인상 등 강력한 긴축정책 예고
단기약세 전망 속 “하락폭 작을 것” 낙관도 ■ 긴축정책이 가장 큰 복병=문제는 역시 물가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식료품값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농업청에서는 이번 폭설로 주요 식료품 가격이 10~2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중국은행도 1~2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2월의 5.6%를 훌쩍 넘어선 7.6%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목표치가 4.6%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 강도높은 긴축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 폭설의 산업별 영향
■ 시장은 당분간 횡보할 듯=이에 따라 중국 주식시장의 약세 현상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유동성까지 줄어들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그동안 주가 하락세가 너무 가팔랐고 △이번 폭설이 과거 대형 재해에 비해 경제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 정부의 집계를 보면, 이번 폭설로 인한 직접적 손실은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0.1% 수준인 221억위안으로, 지난 1998년 대홍수 때 입은 손실 2000억위안(당시 GDP의 2.3%)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국내 증권가에는 이런 정황과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상하이종합지수는 4000~4100, 홍콩 H지수는 1만2000 정도를 주가 하락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홍콩 증시는 상하이 증시에 비해서는 회복 시기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시장 하락이라는 두 가지 악재에 동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저가 매수 물량이 들어올 수는 있지만, 본격적인 반등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 드러나는 1분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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