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흐름 불확실성 ‘지켜보자’확산”
증시가 실적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고 고객예탁금도 감소세다. 지난달 외국인 자금 이탈로 연초의 유동성 장세가 끝난 뒤 시장에서는 실적 장세가 바통을 이어받기 바랬지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해 장이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관들의 든든한 실탄이 돼주던 주식형펀드 수탁고도 이달 들어 증가세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반면 경기회복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면서 채권형펀드는 오랫만에 순유입으로 반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 주식형펀드 주춤, 채권형 펀드 순유입 전환= 1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채권형 펀드 수탁액은 지난 8일 현재 65조9450억원으로 전 주말의 65조6040억원에 비해 3400억원이 늘어났다. 주간 단위로 채권형 펀드자금이 늘어나기는 올 들어 처음이다. 채권형 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말 75조8859억원까지 올라간 뒤 올 들어 계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형펀드 운용수익률이 저조해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다”며 “하지만 최근 채권가격이 충분히 싸졌고 더 이상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최근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채권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노동부 등 연기금의 아웃소싱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는 계속 증가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10월말 7조769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뒤 꾸준히 늘기 시작해 4월11일 현재 10조7200억원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3월11일~18일, 2270억원, 3월18일~25일 1290억원, 3월25일~4월1일 1820억원씩 증가하던 수탁고가 4월1일~8일 한주간에는 160억원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종합주가지수가 950~1000를 오가는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면서 주식형펀드로 몰리던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
■ 거래대금 급감……투자자들 관망세= 거래대금도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조8588억원으로 지난 11일 이후 3일 연속 2조원을 밑돌았다. 3월초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하면서 4조6천억원대(3월2일)까지 올라갔던 거래대금은 이후 지수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18일 2조원대로 떨어졌고 지난달 25일에는 1조원대로 떨어졌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0일 이동평균으로 살펴본 거래대금이 지난달 중반에 3조6천억원까지 높아졌으나 이달 들어 2조5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국내외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어 거래대금의 부진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파는 쪽이건 사는 쪽이건 ‘일단 기다려보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월초 8조3861억원에서 지난달 3일 11조121억원까지 올라갔던 고객예탁금도 11일 현재 10조1968억원까지 감소한 상태다. 하지만 10조원대는 유지되고 있어 투자자들이 증시를 완전히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6s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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