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출신 통신업체 임원 현황
정통부 출신들 스톡옵션 등으로 수십억 챙겨
정보통신부 관료 출신들이 통신업체로 영입된 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회사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잇따라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정통부 차관을 지낸 김태현 하나로텔레콤 회장은 스톡옵션으로 12억원 이상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하나로텔레콤에 영입된 뒤 11월16일에 스톡옵션으로 25만주를 주당 7040원에 받았다. 에스케이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가격인 주당 1만1900원과 비교하면 차익이 12억원을 넘는다. 김 회장은 스톡옵션을 내년 11월17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 주가는 10일 1만1750원을 기록했다.
정통부 차관 출신의 정홍식 엘지데이콤 부회장은 회사 유상증자 참여로 10억원 가까운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엘지데이콤 최고경영자로 있던 2004년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주를 주당 5천원에 배정받았다. 그 뒤 엘지데이콤 주가는 계속 올랐다. 10일에는 2만1150원을 기록했다. 엘지데이콤 관계자는 “당시 정 부회장은 실권주를 샀고, 그동안 틈틈이 주식을 처분해 지금은 1만여주만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당사자와 해당 업체들은 법을 위반했거나 이상할 게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통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정통부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고 있는 통신업체 고위 임원으로 가는 것을 곱잖게 보는 시선도 있다. 특히 하나로텔레콤 김 회장의 경우, 대주주 지분 매각 건에 대한 정통부 인가를 앞둔 시점이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통신업체가 정통부 고위 관료 출신들을 고위 임원으로 영입해 거액의 연봉과 함께 스톡옵션으로 거액을 챙길 수 있게 해주는 이유야 뻔하지 않느냐”며 “얼마를 챙기느냐와 상관없이 공정경쟁 내지 통신산업의 민주화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통신업체에는 정통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고위 임원으로 영입돼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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