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주가변동 실물경제 영향 갈수록 커질 것”
최근 펀드 열풍 등으로 우리나라 가계의 주식자산 보유가 점점 늘어나면서 주가가 오르면 소비가 늘어나는 자산효과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가계소비의 자산효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가계의 한계소비성향 추정치와 자산보유액 자료 등을 기초로 주가 변동이 전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해본 결과 우리나라는 주가가 10% 상승하면 가계소비는 0.3%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들어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상반기 주가상승(전년말 대비 22.2%)는 장기적으로 가계소비를 0.7% 정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보고서는 “가계의 금융자산 구성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 주식 자산효과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주가변동이 자산효과를 통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주가상승률이 10%포인트 올라가면 고소득층(10~8분위)과 중소득층(7~4분위) 가계의 소비증가율은 각각 0.4%포인트씩 높아졌지만 저소득층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이는 주식보유가 중소득층 이상에 몰려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확충하고 자산형성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화형태별로는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가장 영향이 컸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주택 자산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지난 2000년 이전까지는 주택 자산효과가 있었지만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2001년 하반기 이후에는 주택가격 상승이 오히려 가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주택 구입으로 부채가 급증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축소되고 새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규모를 늘리려고 계획했던 가계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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