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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인사이트 ‘몰빵펀드’ 아닙니다”

등록 2007-11-14 19:30수정 2007-11-14 23:19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신흥시장 기회 선점해 장기간 안정적 수익 내는 게 운용 목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MSCI 배분기준 안따를 것
미국 운용사도 설립 계획
단기 조정은 건강한 조정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인사이트 펀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인사이트 펀드가 ‘몰빵 펀드’가 아니며 신흥시장의 성장을 반영한 합리적인 투자방식을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회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펀드의 출시 배경에 대해 “올해 초 인기를 얻었던 일본펀드와 리츠펀드 실패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투자자들은 투자지역과 투자대상 등을 선정할 때 다소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미래에셋의 역량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합리적 자산배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펀드를 내놓게 되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는데, 이는 최근 인사이트 펀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전날 금융감독위원회가 ‘이 펀드를 긴장감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 펀드는 지역과 투자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기대수익이 높은 투자대상에는 집중 투자를 한다는 원칙을 밝혀 ‘몰빵 펀드’ 논란이 일었으며, 출시한 지 보름 남짓 만에 4조418억원을 끌어모았다.

박 회장은 인사이트 펀드가 기존의 자산배분 틀을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글로벌 펀드들이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MSCI 세계지수’는 미국의 비중이 41.44%로 높고 중국(1.69%)을 포함한 브릭스(4.97%), 이머징(10.93%) 비중이 낮아 향후 신흥시장의 성장성과 경쟁력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MSCI 세계지수에 맞춰 자산을 배분한다면 세계 경제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에서의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된다”며 “앞으로 세계의 자금들이 가능성 있는 시장에 밀려들기 전에 인사이트 펀드를 통해 이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현재 미국에 집중된 국제 자금이 향후 아시아로 몰릴 것에 대비해 미국 현지 운용사를 설립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몰빵 펀드’ 논란과 관련해 “한정된 기업이나 지역에 자산을 넣는 것이 몰빵이지 다양한 자산에 넣는데 어떻게 몰빵이냐”며 “이 펀드는 세계 각지의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며, 때때로 공격적인 전략을 펴기도 하겠지만 무리한 운용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펀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성취감을 갖고 일을 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무리한 일을 하겠느냐”며 “제발 몰빵 펀드로 부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 비중을 10% 정도로 연말까지는 주식으로 채울 예정이며 지역을 분산하되 장기적으로 가져가도 좋은 종목으로 집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최근 불안한 주식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중국의 과열 등으로 단기적인 증시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이는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건강한 조정”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시장과 펀드시장을 떠나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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