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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콜금리 동결…5% 수준 당분간 유지될 듯

등록 2007-11-08 20:26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성태 한은 총재, 물가 상승 주시 속 경기둔화 우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우리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3%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런 반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등 경제 여건의 변화로 경기가 약화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두쪽이 균형을 이루도록 고심해야 할 것 같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상황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는 한, 콜금리는 한동안 조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것은 콜금리 인상 요인으로, 경기약화 가능성은 콜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인 콜금리 목표치를 한 해 5.0%로 동결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은행들간의 무담보 하루 거래에 적용되는 콜금리는 지난 7, 8월 잇따라 0.25%포인트 인상된 뒤 현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 총재는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상승률은 3%를 약간 웃도는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을 책임진 한은이 설정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관리 목표치는 2.5~3.5%다. 그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를 밑돌다 지난 10월 유가와 농축산물가격 상승으로 3.0%로 크게 높아졌다. 게다가 고유가현상은 쉽사리 풀릴 낌새가 없어 물가 관리에는 악재다. 시중 유동성도 한은의 생각 만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총재가 “물가상승률이 가까운 시일 안에 3.5%를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긴 했지만, 한은으로서는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덜려면 콜금리 인상 카드를 쓸 수 있다. 하지만 국내경기가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한은은 이날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이란 자료에서 “최근 국내경기는 상승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 총재가 간담회에서 밝혔듯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접근하고,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여파가 지속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유가는 물가상승 요인도 되지만 소비위축 등으로 경기둔화 요인도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콜금리를 올리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 한은이 물가 상승을 걱정하면서도 콜금리 인상에 쉽게 나설 수 없는 이유다. 이는 한은이 통화정책을 펴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것이기도 하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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