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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외국인들 변심?

등록 2005-04-06 19:50수정 2005-04-06 19:50


지난달 31일부터 매도세가 약해진 외국인들은 전기전자와 내수주를 사들이고 철강과 운수장비 업종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기술주 기업들의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내수 회복세가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일부터 30일까지 연속 20일(거래일 기준) 동안 2조1344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31일부터는 소폭이지만 순매수세로 돌아서 4월4일까지 3일 동안 445억원을 순매수했다. 6일 다시 345억원을 순매도하긴 했지만 규모가 작아 다시 본격적인 순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를 보인 사흘(3월31일~4월4일) 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전기전자주였다. 삼성전자는 3일 연속 74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랐다. 엘지필립스엘시디도 3일 연속 2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하이닉스 역시 매수 규모가 작긴 하지만(54억원) 3일 연속 사들였다. 하지만 엘지전자와 삼성에스디아이는 여전히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3일째 순매수
IT·내수주 사고 철강·운수 내다팔아
본격매수 아닌 포트폴리오 재편인듯

이런 외국인들의 태도 변화는 오는 11일부터 시작될 대형 기술주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기술주 기업들의 수익증가율은 이번 1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상향 반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기전자주 다음으로는 금융, 전기가스, 건설 등 내수 관련 업종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20 종목에는 삼성증권, 신한금융지주, 외환은행, 엘지카드, 대우증권 등의 금융주들과 한전, 강원랜드, 중앙건설, 삼성물산, 오리온 등의 내수 관련 종목들이 포함돼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런 양상은 외국인들이 이번 조정 국면이 마무리된 이후의 새로운 반등 국면에서 주도주로서 대형 기술주와 내수 관련 업종에 주목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단서”라고 분석했다.

반면 철강주와 운수장비주에 대한 매도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철강주는 자사주 매입이 진행 중인 포스코(123억원)뿐 아니라 아이앤아이스틸(64억원), 동국제강(44억원) 등도 내다팔고 있다. 이런 철강주 매도는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 외에도 철강주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이 떨어지고 있다는 시장의 인식, 최근의 전세계적 철강수요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운수장비 업종 매도는 자사주 매입이 진행 중인 현대차에 대한 매도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순매수로 전환한 3일 동안에도 현대차를 634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김중현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단기 헤지펀드의 이탈로 업종과 종목을 불문하고 매도세를 보였지만 이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본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고, 업종별·종목별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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