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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계륵’ 같은 테마주…지주회사 관심둘 만

등록 2007-09-30 20:17

지주회사 테마 관련주 종합주가지수 대비 주가 추이
지주회사 테마 관련주 종합주가지수 대비 주가 추이
이종우의 흐름읽기
성장 앞세운 ‘자원개발’보단 자산 가치가 안정적
뜨는 것도 지는 것도 한순간…섣부른 예측은 금물

주식시장에서는 수많은 테마가 갑자기 나타났다가 한순간 사라지곤 한다.

2005년 이후만 봐도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와이브로 테마 종목들이 10여 배 가까이 상승한 적이 있었고, 엔터테인먼트 주식이 득세해 시장에 ‘욘사마와 이영애 열풍’을 불러 일으킨 적도 있다. 투자자들을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바이오 테마가 성행했던 것도 바로 이즈음이다. 현재 시장의 양대 테마는 지주회사와 자원개발 관련주라고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지주회사가 도입되면서 10여개가 넘는 대기업이 이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묵묵부답이었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다. 선진국 시장에서 인수·합병(M&A) 관련주가 부상해 시장이 자산가치를 중시한 것이 주요인이었다. 성과도 좋았다. 지주사로 구성된 펀드의 수익률은 일반 펀드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이익을 올렸다.

지주사 테마의 원조는 일본이다. 지배구조가 우리보다 더 배타적이었던 일본 재계가 10여년 전에 상호주 체제에서 벗어나 지주사 형태로 변화했고, 주식시장이 이를 테마로 삼았던 것이다. 일본에서 지주사 테마 열풍은 주가가 본질적인 자산가치를 훨씬 넘는 수준까지 진행된 후에 진정됐다.

지주사가 가치와 관련된 것이라면 자원개발은 성장과 관련된 테마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자 샌드 오일에서 풍력 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체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 속성을 갖고 있다. 기술이 실현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주가는 곧바로 반응한다. 문제는 성장과 관련한 테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중반 우리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 테마는 환경이었다. 버스에 매연을 줄이기 위해 달고 다니는 저감장치가 기대의 중심이었다. 당시에는 ‘서울시내 버스가 몇 대, 여기에 한 대 얼마씩 하는 저감장치를 달 경우 해당 기업의 이익은 얼마’라는 식의 그럴듯한 계산이 나오기도 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상당수의 버스가 매연 장치를 부착하고 있지만 큰돈을 벌었다는 회사는 아직 없다.

이처럼 내용이 부실하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의문이 제기되는 순간 테마는 갑자기 잊혀지게 되고, 동시에 주가는 급락하고 만다. 2000년대 정보기술(IT)주의 급부상과 부침은 성장주 테마의 역동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세계적인 아이티 붐과 코스닥 시장 활황이 맞물리면서 관련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아이티 업종의 주가는 7~8년이 지난 지금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금융에 내주고 말았다.

‘테마는 시장이 만들고 시장이 없앤다’는 말이 있다. 어떤 테마가 만들어질 것인지 사전에 예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지금 시장에 유행하고 있는 테마가 언제쯤 사라질지를 판단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따라서 지주회사나 자원개발주처럼 지금 시장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주식을 살 때는 해당 테마의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테마를 만드는 것도, 없애는 것도 시장이기 때문에 너무 오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테마에 재탕은 없다’는 말도 있다. 주가는 테마가 처음 만들어질 때 가장 크게 오른다. 에스케이텔레콤이 가장 높은 가격을 만든 것은 3세대 비동기 이동통신(IMT-2000)에 대한 기대가 충만했던 1999년이었다.

또 자산 관련주의 경우 현재 주가는 자산주 테마가 극성을 부리던 90년대 중반 때 가격을 훨씬 밑돌고 있다. 이번에도 같은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자원개발주 테마가 한번 지나가고 나면 비록 다음에 유가가 90달러까지 올라간다 해도 자원개발 관련주는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이종우의 흐름읽기
이종우의 흐름읽기
이런 점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투자자들에게 테마주는 계륵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사려고 하면 가격이 너무 올랐고, 잊고 지내자니 시장에서 그런 주식들만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산과 성장 관련 테마를 분리해서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산 테마는 성장 관련주보다 주가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나마 적당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지금 여기에 맞는 주식이 다름 아닌 지주사 관련 종목들이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prove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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