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펀드’ 성적표는 분기별 수익률 꾸준
대형주 비중 높은 5개 펀드, 9분기 중 6번 상위30위권
‘단기 고수익 펀드’와 누적 수익률 같아도 변동성 낮아
‘단기 고수익 펀드’와 누적 수익률 같아도 변동성 낮아
과거 실적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펀드의 과거 수익률은 펀드 가입자가 펀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과거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에 돈을 맡길 투자자는 없다.
일반적으로 과거 수익률은 현재를 기준으로 최근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나누어 파악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3년 이상 투자를 할 예정이라면 단순한 기간별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분기 등 특정 기간별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펀드는 크게, 오랫동안 꾸준히 좋은 성과를 보이는 ‘운동화 펀드’와 단기간만 반짝 수익률을 올리는 ‘하이힐 펀드’로 나뉘는데, 이 두 펀드는 2년간 누적 수익률이 같아도 성격은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힐 펀드’는 운이 좋으면 단기간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운용성적이 안 좋은 기간에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기 투자를 할 땐 성과가 꾸준한 ‘운동화 펀드’를 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 최근 2년 동안 가장 꾸준한 성적을 낸 ‘모범생 펀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설정액이 100억원이 넘는 국내 성장형펀드 가운데 설정된 지 2년이 넘는 펀드는 모두 12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05년 3분기부터 현재까지 분기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와 ‘동양중소형 고배당주식1’, ‘한국삼성그룹 적립식주식 1클래스 A’ 등 5개 펀드가 모두 아홉 분기 중 여섯 분기에서 수익률 상위 30위권에 포함됐다. 이들 펀드는 순위권에 들지 못한 분기에도 유형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케이티비 글로벌스타주식 C’와 ‘미래인디펜던스 주식형1’ 등 상위권에 오래 머문 펀드들은 대부분 대형주 편입비중이 높은 일반 성장형 펀드였다.
반면, 대부분의 펀드들은 아홉 분기 중 상위 30위권에 든 횟수가 많아야 한두 차례였다. 케이비(KB)운용의 ‘광개토주식’ 펀드와 에스에이치(SH)운용의 ‘베스트알부자 적립식혼합’과 같은 펀드들은 특정 분기에는 10위권에 머물렀지만, 그 이외의 분기에는 오히려 평균 수익률을 밑돌았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장은 “과거 수익률을 놓고 볼 때 네 분기 동안 두세 분기 이상 좋은 성적을 내는 펀드들은 갑자기 수익률이 하락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아홉 분기 가운데 5~6회 이상 좋은 성적을 낸 펀드 정도면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수익률이 좋아 주목받았던 것이 바로 중소형 펀드들이지만, 지난해 초 하락장에서는 대형주보다 훨씬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같은 중소형주 펀드라도 선정하는 종목이 다른 만큼 매니저 변동과 그에 따른 수익률 등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펀드들과의 구간별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조차 번거롭다고 여기는 투자자라면, 시장지수 같은 성과 평과의 기준지표인 ‘벤치마크’와 가입 펀드의 구간별 수익률을 비교한 그래프를 간단하게 살피는 방법을 택해도 된다. 가입 펀드의 수익률 그래프가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아래 위로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가입 펀드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분기별 수익률 30위권 진입 펀드 현황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수익률이 좋아 주목받았던 것이 바로 중소형 펀드들이지만, 지난해 초 하락장에서는 대형주보다 훨씬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같은 중소형주 펀드라도 선정하는 종목이 다른 만큼 매니저 변동과 그에 따른 수익률 등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펀드들과의 구간별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조차 번거롭다고 여기는 투자자라면, 시장지수 같은 성과 평과의 기준지표인 ‘벤치마크’와 가입 펀드의 구간별 수익률을 비교한 그래프를 간단하게 살피는 방법을 택해도 된다. 가입 펀드의 수익률 그래프가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아래 위로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가입 펀드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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