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지수 추이
두세 달 전만 해도 기세등등했던 증권주들이 최근 조정기를 맞으며 크게 시들해진 모습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7월23일만 해도 증권업종 지수는 5076.39를 기록했다. 연초 증권업종 지수가 2578.75로 출발했던 점을 생각하면 무서운 상승 속도였다. 그러나 증권업종 지수는 7월 말 이후 하락하더니, 지난달 16일 3484.26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31%나 빠진 셈이다. 9월 들어서도 증권업종 지수는 지난 6일을 제외하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18일에는 전날 대비 2.9% 하락했다.
이처럼 증권주들이 맥없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증시 전문가들은 조정장에 들어선 뒤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최종원 동양종합금융 애널리스트는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올해 초 10조원까지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됐지만 최근 7조원까지 떨어졌다”며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의 8월 영업이익이 전달 대비 59% 감소하는 등 최근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라고 말했다.
거래소 상장 연기로 상장 차익 기대감이 사라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거래소 지분을 가진 중소형 증권사들은 거래소가 상장되면 막대한 상장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거래소 상장 일정이 연기되면서 주가가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 당국이 증권사 신설을 허용하겠다는 견해를 보인데다, 현대·대신증권 등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되던 회사들이 증자를 하면서 인수·합병 재료가 희석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증권주들의 주가가 오를 만한 계기가 당장 보이지 않는 만큼, 지금은 쉬어갈 때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지만 성용훈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중순 이후 주가가 많이 빠졌고,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을 앞둔 만큼 증권사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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