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전환가 하향조정·이자 지급일 직전에 매수할만
새내기 CB 옵션 다양…불안하면 조기상환 청구
새내기 CB 옵션 다양…불안하면 조기상환 청구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전환사채 시장이 다시 북적거리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새내기 전환사채(CB)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교환사채(EB)등을 포함해 장내 채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주식연계채권은 현재 46개로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거래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요즘같은 급등락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주식 관련 채권의 발행 조건에 따른 4대 투자 포인트를 살펴보자.
■ 기본은 패리티=주가를 전환 가액으로 나눈 비율을 패리티라고 하는데 이 값이 100을 넘어서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따라서 1만원이 출발점인 채권 가격도 여기에 발맞춰 오르게 된다. 예를 들어 운송업체인 삼일의 14일 주가는 3040원으로 전환 가액 2615원을 웃돌고 있으며 패리티는 116이다. 그런데 삼일의 전환사채 시세는 패리티로 환산한 1만1600원에 못미치는 1만551원이므로 채권 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패리티에 비해 채권 값이 싸다고 무조건 매수하는 건 옳지 않다. 주식연계채권의 시세는 주가의 향후 전망은 물론 채권의 이율과 원리금 상환 가능성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형성되기 때문이다. 채권 값이 패리티에 비해 높게 형성됐더라도 앞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이라고 판단되면 프리미엄을 감수하고 사는 것이다.
■ 리픽싱 시점 포착=주식연계채권의 상당수 종목들이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 가액도 낮춰주는 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동부하이텍 96CB의 현재 전환 가액은 1만7300원이지만 최근 주가가 1만60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어 전환가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 발행일로부터 3개월이 지날 때마다 리픽싱(전환가 재조정)을 해주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첫 조정 시점은 10월26일로 주가 추이에 따라 이론적으론 1만3840원(최초 전환 가액의 80%)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전환가 하향조정이 임박한 채권을 싸게 사들인다면 향후 주가 반등에 따른 과실을 2배로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전환가 조정은 대부분 최초 전액 가액의 70%까지만 허용되고 액면가 이하로는 내려갈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 이자 따먹기=채권의 대부분은 만기까지 중간에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지급한다. 이자 지급일 하루 전까지 주식연계채권을 사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대우부품 37CB의 경우 9월27일에 2%의 이자가 나오므로 그 전 영업일에 사서 지급일 다음날인 28일에 되팔면 3영업일만에 2%(세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채권 값이 1만원을 밑돌 때는 실제 수익률은 더 높아지게 된다. 다만 종목에 따라 주식의 배당락처럼 채권 값이 빠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
■ 조기 상환 안전판=발행 조건이 좋을수록 투기등급 채권인 경우가 많다. 아무리 전환 가액이 할인되고 이율이 높더라도 원리금 상환이 불투명하면 손해볼 위험이 커진다. 이럴 땐 만기 전에라도 채권자가 요청하면 상환해주는 조건(풋 옵션)이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은성코퍼레이션 CB는 만기가 2010년 4월25일이지만 투자자가 중도 상환을 청구하면 2008년 4월25일에 연 복리 8%의 이자를 얹어 원리금을 돌려준다. 펀드로 따지면 중도 환매이지만 수수료를 내는 게 아니라 고금리 이자를 조기에 회수하는 덤을 얻는 셈이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전환가 하양조정 임박한 종목 / 조기상환일 다가온 종목 / 패리티보다 채권값이 낮은 종목 / 이자 지급일 다가온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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