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잔고 이월되며 코스피 올라…주가 변동성 커질듯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13일 1조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 폭탄이 쏟아질 우려가 제기됐지만, 오히려 코스피지수는 ‘깜짝’ 상승하며 트리플 위칭데이(‘세 마녀의 날’)을 무사히 넘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매수차익 잔고가 4조5천억원 정도 쌓여있고 언젠가는 이 물량이 청산돼야 하는 만큼, 앞으로 주가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50(1.90%) 오른 1848.02에 마감됐다. 기관은 3563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51억원, 360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매수차익 잔고가 청산되지 않은 이유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인 베이시스가 플러스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더 싸서 현물을 팔아치울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것이다. 또 선물 스프레드(12월물과 9월물의 가격차)가 확대되면서 이월하는 것이 유리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날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오히려 212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차익거래마저 367억원의 매수 우위로 마감됐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에 힘입어 베이시스와 스프레드가 동시에 개선되면서 매수차익 잔고가 이월됐다”며 “베이시스가 마이너스가 돼야 매도 물량이 나오는데, 보통 현물이 선물보다 크게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아 앞으로 시장이 불안정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이월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리플 위칭데이를 무사히 넘겼으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앞으로 하루하루가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매수차익 잔고가 그대로 쌓여있기 때문에 청산이 되면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며 “앞으로 청산의 속도와 청산이 되는 과정에서 외부적 충격이 있을지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제한적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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