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라톤자산운용 90억달러 규모로 설립키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헤지펀드들이 있는 반면, 최근 위기를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채권을 싼 값에 사들이는 기회로 이용하는 헤지펀드들이 있어 주목된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뉴욕에 있는 마라톤자산운용은 최근 90억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관련 펀드를 설립해 서브프라임 자산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캘리포니아의 블랙펄자산운용도 비슷한 유형의 헤지펀드 설립을 검토하고 있고, 13억 달러의 자금을 보유한 파이어니어 스트래티직 인컴 펀드는 지난 7월 말 정크본드 편입 비중을 19.3%로 2.5%포인트 높였다.
이승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헤지펀드들의 시장참여 확대로 시중 유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헤지펀드들이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채권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되면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의 가격이 안정될 수 있어, 일부 금융기관들에서는 서브프라임 문제를 미 금융당국의 개입없이 시장논리로도 해결할 수 있지 않냐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실한 기업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을 가진 헤지펀드들의 규모는 380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헤지펀드의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브프라임 관련 추정 손실액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대략 1000억~2500억 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서브프라임 문제 해결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은 헤지펀드들의 규모와 이들의 양호한 수익률 추이로 볼 때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수 엔에이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들의 투자는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가격이 진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헤지펀드들의 정확한 투자 규모를 알 수 없고 서브프라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서브프라임 관련 연체율이 줄고 실물 경제에 대한 파급이 크지 않아야 하므로 향후 미 경제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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