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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이명박 테마주’ 거품 경계주의보 발령

등록 2007-08-27 18:40수정 2007-08-27 22:04

삼호개발 주가 추이 / 특수건설 주가 추이
삼호개발 주가 추이 / 특수건설 주가 추이
기대심리 타고 967% 올랐던 삼호개발 등 최근 급락
해당 기업 “대운하와 관계 없다”…대주주, 주식매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핵심 공약인 대운하 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 탓에 올해 초부터 주가가 급등한 이른바 ‘이명박 수혜주’가 최근 급락하고 있다. 뒤늦게 투자에 나선 일부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반면, 해당 기업의 대주주들은 주가 급등을 기회로 삼아 보유 지분을 대거 매도해 차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수혜주’들이 실체가 없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표 수혜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삼호개발 주가는 연초 1570원에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발표된 이달 13일엔 1만6750원으로 급등했다. 무려 1만5180원(상승률 967%)이나 뛴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는 최근 급락을 거듭해 27일 현재 1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밖에 이명박 수혜주로 분류된 특수건설과 홈센타, 이화공영, 삼목정공 등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한 이유는 ‘이명박 수혜주’로 불릴 만한 근거가 부족해서다. 해당 기업들부터 그렇게 불리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지하토목 전문건설업체인 특수건설의 아이아르(IR) 담당자 김영표 과장은 “대운하 건설이 이뤄져도 중소업체인 우리가 대규모 토목공사 경험이 많은 대기업과 경쟁이 되겠느냐”며 “대운하 건설을 염두에 둔 특별한 사업 계획도 잡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건축자재 유통 사업을 하고 있는 홈센타의 송승익 부장도 “대운하 사업이 실제 이뤄질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예단하긴 어렵다”며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삼호개발의 고일수 차장은 “뜬금없이 주가가 올라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화공영 주가 추이 / 홈센터 주가 추이
이화공영 주가 추이 / 홈센터 주가 추이
증시 전문가들 역시 냉소적인 반응이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이명박 수혜주라고들 하지만 실제 이명박 후보나 대운하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기업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박양주 대신증권 종목개발팀 선임연구원도 “주식시장에선 항상 새로운 테마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번엔 ‘이명박 수혜주’란 이름으로 등장했다”며 “그러나 대개 작전세력 등이 개입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구제역이 발생하면 수산업 관련주의 주가가 오르곤 하는데, 전혀 이성적인 움직임이 아니다”라며 “근거가 미약한 테마주에 투자한 개인들 중 80% 정도가 손실을 입는다”고 덧붙였다.

증권선물거래소도 이들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현철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팀장은 “작전세력이 개입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감시 활동은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쪽은 이미 급등 현상을 보인 삼호개발·특수건설 등 몇몇 기업에 여러 차례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대부분 해당 기업들은 “급등 이유 없다”는 회신을 보냈다.

한편, 이명박 수혜주 급등락으로 혜택을 입은 쪽은 따로 있다. 주가가 급등하자 대거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해당 기업의 대주주들이다.

삼호개발의 최대주주 이종호 회장은 이달 들어 보유 주식 80만주(109억원)를 장내 매도해 105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홈센타의 대주주들도 63만여주(15억원)를 매도해 1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고, 특수건설의 대주주들도 26만주(47억원)를 현금화했다. 이화공영의 최삼규 대표이사도 최근 자사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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