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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이종우 흐름읽기] 널뛰는 주가 …FRB 금리 결정 기다리자

등록 2007-08-26 22:16

7월 이후 코스피와 다우지수 추이
7월 이후 코스피와 다우지수 추이
이종우 흐름읽기
시장 에너지 보충때까진 제자리걸음 가능성
유동성 축소 우려 불식되느냐가 방향 가를 듯

주식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50~60포인트의 등락은 예사고 100포인트 가까이 움직인 날도 나흘이나 된다.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가 오르든 떨어지든 한 쪽으로 방향이 정해지면 투자 심리도 그 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변동이 적어지지만, 기존 추세가 무너질 경우 의견이 극단으로 갈리면서 하루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종우 흐름읽기
이종우 흐름읽기
지금도 마찬가지다. 8월 이전만 해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리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국내외 경기 전망이 좋았고, 펀드를 중심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입됐기 때문인데, 이 당시 상승에 길들여진 투자자에게 주가가 고점 대비 15% 정도 하락했다는 사실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코스피지수 2000에 도달할 때까지 50%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300포인트 정도 하락으로 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이런 두 개의 상반된 견해가 맞물리다 보니 주식시장은 시점마다 투자 심리가 한 쪽으로 쏠리면서 큰 폭의 등락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변동성이 커지고 주가가 하락하고 나면 시장이 안정되지만, 주가가 곧바로 방향을 바꾸지는 않는다. 이를 현 장세에 놓고 해석해 보면 1650대에서 바닥을 만든 후 반등하고 있지만, 주가가 바로 전고점에 도전하기는 힘들다는 의미가 된다. 큰 변동성이 나타난 후 시간이 지나면 변동성이 줄어들지만 이와 동시에 주가도 지지부진해 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변동성이 커지는 동안 시장의 에너지가 대부분 소진되기 때문인데, 새로운 에너지가 보충될 때까지 시장은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예를 보자. 근래 우리 시장의 변동성이 가장 커졌던 때는 1999년 7월. 주가가 8개월 만에 3배 가까이 상승한 뒤 하루 5% 넘는 등락이 이어지면서 조정에 들어갔다. 외부적으로 대우 사태가 발생한 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었다. 변동성이 줄어든 후 주식시장은 힘을 잃어 7월의 고점을 넘어서기까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미국 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졌던 때는 2000년 3월. IT 버블이 끝무렵을 향해 가고 있던 때였는데, IT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극심한 변동이 나타났다. 변동이 줄어든 이후 주가가 이례적으로 계속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요인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꼽고 있다. 이 부분이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서 ‘왜 지금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문제가 될까?’를 생각하면 하락이 끝났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이미 2년 전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7월까지 상승은 과거 금리가 낮았을 때 축적해 놓았던 유동성이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2~3년 동안의 금리 인상에 따른 누적효과가 시장을 압박하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유동성 축소 가능성이 가장 약한 부분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통해 표면화된 것일 뿐 이것이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주가 하락의 근본 요인이 금리 인상에 의한 유동성 축소 우려일 경우 이번 조정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앞으로는 유동성 축소가 실물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시장이 결정될 텐데, 이 부분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은 상당 기간 휴식기를 맞을 수도 있다.

시장의 변동성이 줄고, 주가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가 줄어들어야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큰 물이 지나간 만큼 다시 시장을 압박하지는 않겠지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동안 다른 형태로 문제가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루 동안 주가 변동이 커졌다고 이를 이용한 매매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은 보다 긴 안목에서 세계 유동성의 키를 움직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이종우 한화증권 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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