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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외국인, 한국 증시서 4년 간 수십조 벌었다

등록 2007-08-26 10:23

평균 시세차익률 94.52%..환차익률도 17.73%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4년여 동안 이어진 대세 상승기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수십조원의 이익을 남겼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대세 상승기 전반부 2년3개월 동안 한국 주식 약 28조원을 샀다가 후반부 2년1개월 동안 28조원어치를 팔아치웠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시세차익과 환차익, 배당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쓸어 담기 시작한 2003년 5월 초, 코스피지수는 500대 수준이었다. 이 무렵 외국인의 대량 매수세와 함께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이 시작됐다.

외국인은 그 때부터 코스피지수가 1,100대로 올라선 2005년 7월까지 2년3개월 동안 우량주를 중심으로 28조468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일별 외국인 순매수 혹은 순매도 금액과 당일 코스피지수 종가를 통해 추정한 평균 매입 지수대는 797.21로 지금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한 2005년 8월부터 외국인은 점차 매도세로 돌아서 이달 24일까지 28조1천520억원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수가 1,700선을 넘어 2,000선을 향해 거침 없이 달려온 올해 6월 이후 집중적으로 팔아치워 15조4천92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2005년 8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외국인이 28조원대 주식을 팔 때 평균 매도 코스피지수대는 1,550.71로 과거 28조원대 주식을 살 때의 평균 매입 지수대에 비해 94.52%나 높았다.

외국인은 주로 코스피지수를 좌우하는 시가총액 상위 우량종목에 투자하는 점을 감안하면 배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시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높았던 반면 대량 매도 때는 환율이 낮아 환차익도 막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5월부터 2005년 7월까지 외국인의 일별 순매수 혹은 순매도 금액과 당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로 계산한 평균 매입 환율은 1천171.79원이나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2005년 8월부터 이달 24일까지의 평균 매도 환율은 955.29원에 불과하다.

100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11만7천179원어치 주식을 구입했다가 같은 가격에 매도한 뒤 달러로 바꿨다면 117.73달러를 챙겼다는 얘기다. 외국인은 싼 가격에 한국 주식을 무더기로 사들였다가 주가가 오르자 대거 매각하면서 평균 17%대의 환차익까지 벌어간 셈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시세차익과 환차익, 배당수익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수십조원대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 주식이 저평가를 받고 있을 때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제 가격을 찾는 동안 차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잠잠해질 때까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하겠지만 매도 강도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안승섭 이웅 김호준 기자 ss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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