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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미 “총제적 위기 없다”고 하지만…

등록 2007-08-17 19:19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기초 튼튼 … 위기론 뜬금없는 소리”
낙관론에도 경기둔화 가능성 인정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신용경색이 연일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면서, 실물경제로까지 불똥이 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책당국과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기초(펀더멘털)는 탄탄하다”며 총체적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회견에서 최근 금융시장 혼란으로 미국의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지만, 시장이 이를 감내할 정도로 기초가 튼튼해 경기후퇴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유럽연합 13개국)과 영국의 중앙은행들도 이에 동조하며, 경기를 살리려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대신 금융권이 돈을 풀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화돼 발생하는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통화 공급은 계속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17일 “서브프라임 문제로 인한 손실이 절대 액수로는 크지만, 세계 채권시장 전체로 보면 0.5%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들이 위기론을 뜬금없는 소리로 치부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과도한 차입과 파생상품 투자로 이번 사태가 불거졌기 때문에 거품 제거를 위해서라도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마구 빚을 내 투자하는 행태는 금융영역에서만 일어난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유로존 비금융권 업체들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03년 이후 떨어지면서 건전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낙관론자들도 자산·금융시장의 소동이 실물경제 영역인 생산과 소비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폴슨 미 재무장관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하면서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낙관 일색의 전망을 해온 것에 비추면 이례적인 면이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경색이 기업과 소비자들한테 불필요할 정도로 자금공급을 제한하는 것 외에도, 두 경제주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경우가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객관적 상황이 악화되지 않더라도 기업이 투자를 안하고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으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최대의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의 파산 가능성이 최근 제기되는 등, 주택금융 부실의 깊이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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