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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외국인, 하루 쉰 증시에 1조원 매도 폭탄

등록 2007-08-16 18:41

16일 아시아 주요국 주가지수 하락률
16일 아시아 주요국 주가지수 하락률
헤지펀드 본격 현금확보 나서…아시증시 이틀새 7% 하락
‘현금이 필요한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로 몰려들었다.’

16일 국내 주식시장은 사상최대 규모의 외국인 매도 폭탄을 맞았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3시 현재까지 3조400억원 가량을 매도하고 2조100억원어치 사들여, 외국인 순매도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두달여 사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8조3천억원어치를 빼갔지만, 이처럼 하루 만에 1조원 이상의 순매도 기록을 낸 것은 처음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로 타격을 입은 외국 헤지펀드들이 본격적인 현금확보에 나선 가운데, 광복절 휴장으로 국내 증시에서는 이틀치 팔자물량이 몰리면서 하락 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만의 가권지수, 싱가포르 STI, 홍콩의 항셍지수 등 아시아 주요증시의 지수들이 15~16일 이틀 동안 7%대의 낙폭을 기록했는데, 공통적으로 외국인 팔자공세가 하락의 원인이었다.

전문가들은 돈줄 막힌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시장을 현금확보의 파이프라인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이 지역으로 많은 돈이 몰렸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미국발 신용경색에 따른 주가하락 폭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단기간 급등에도 불구하고 기관과 개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비교적 견고한 장세를 유지해왔다. 16일에도 기관은 1조5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주 하락을 적극 방어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돈을 회수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주식을 팔아도 별 부담이 없는 시장을 택한다”면서 “그동안 급격한 가격상승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자금여력이 큰 기관과 적극적인 개인이 받치고 있는 한국은 주식 팔기 매우 좋은 시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더 떨어질수록 규모는 줄겠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말끔하게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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