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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서브프라임’ 충격 때마다 개인들 수천억 “사자” 행진

등록 2007-08-12 23:34

개미들 “저점 매수 기회”…투신사 “신중해야”
“단기급등 부담 해소…결국 오를 것”
“부실 규모 예단 힘들어…지켜볼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오히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브프라임 충격이 세계 증시를 강타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세번째 낙폭을 기록했던 지난 10일 개인은 사상 최대 규모인 741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57억원과 2835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일과 지난달 27일의 급락 장세에서도 개인은 각각 5383억원과 7138억원을 사들였다.

■ 개인 매수세의 배경은?=개인 투자자들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일단 지금은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결국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개인 매수세의 가장 큰 배경이다. 여기에 국내 증권사들의 낙관론이 이런 ‘믿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이 세계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주식 트레이더들이 10일(현지 시각) 심각한 표정으로 주문을 내고 있다. 이날 브라질 주가는 전날보다 2.5% 급락했다. 상파울루/AFP 연합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이 세계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주식 트레이더들이 10일(현지 시각) 심각한 표정으로 주문을 내고 있다. 이날 브라질 주가는 전날보다 2.5% 급락했다. 상파울루/AFP 연합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한결같이 한국 증시의 장기 상승 추세를 부정하지 않는다.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증시가 1820선까지 밀려났지만, 1800이 지지선이며 향후 12개월 뒤 목표치는 2300∼2500선이라고 제시한다. 간혹 ‘잠시 쉬어가라’는 조언은 있지만, 주식을 팔라는 말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서브프라임 충격이 내년 상반기 강세장 전망을 강화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그간 걱정거리던 단기 급등 부담이 해소되고 있다”며 “한국 증시는 기간 조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엔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섣불리 주식을 팔기보다는 실적이 좋은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지금이 바로 ‘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얘기다.

■ 더 깊어지는 서브프라임 충격=그러나 지금 개인들의 주식 매수는 위험한 투자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큰 틀에서 보면 개인들이 그동안 주가가 쌀 때는 가만히 있다가 주가가 오르자 더 비싸지길 기대하며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주가 평균수준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를 넘어 미국 등 선진국 증시와 별 차이 없을 정도로 올랐다. 외국인들이 지난 6월부터 두 달에 걸쳐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한국 증시가 더는 싸지 않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충격도 당분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운영하던 헤지펀드가 큰 손실을 입은 데 이어, 일본과 대만, 타이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은행들도 미국 모기지 관련 채권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사례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이남우 메릴린치 서울지점 전무는 “지금까지 드러난 서브프라임 부실 규모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개인보다 정보력이나 투자전략이 나은 기관들이 신중한 투자 패턴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큰 돈을 굴리는 투신사들의 매매 패턴을 보면, 변화가 뚜렷하다. 투신권도 서브프라임 사태 초기 단계인 지난달 27일과 지난 1일에는 각각 966억원과 28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10일엔 순매도(401억원)로 돌아섰다.

장득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전무는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는 지금은 매수 여부를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서브프라임 문제의 해결 가닥이 잡혀야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도 “서브프라임 부실 규모를 예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장이 방향성을 갖고 상승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6월 꾸준한 매수로 주식 편입 비율도 맞춘 상황에서 굳이 매수에 나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지켜볼 때라는 것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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