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월별 일평균 변동성 추이
장중 80P 변동…추가하락땐 1720선 시험대
엔캐리 자금 청산 등 유동성 축소 대비해야
엔캐리 자금 청산 등 유동성 축소 대비해야
국내 증시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8월 들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오스트레일리아와 독일 등 주요국의 국제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는데다, 그동안 잠복해 있던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조짐까지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의 장중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8월엔 이런 조정 양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 스스로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가 조정이 이뤄질 경우 1차 지지선으로 1720~1780선을 제시했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8포인트(0.18%) 내린 1853.07로 마감됐다. 이날 지수는 뉴욕 증시의 반등 소식에 오름세로 출발해 장중 1890.81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외국인 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장중 1810.62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4668억원을 순매도하며 14거래일째 ‘팔자’세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00억원, 3004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08억원 순매도였다.
이현주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중 변동성은 커지고 조정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1~4월까지 코스피지수의 하루평균 장중 변동성은 0.92~1.23%였지만, 6월에는 1.57%, 7월에는 1.70%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장중 변동성이란 코스피지수의 고점과 저점의 차이(변동폭)를 고점과 저점의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세계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자, 저금리의 엔화 자금을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으로부터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 요구)을 당하는 헤지펀드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또 주택경기 침체로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일본은 금리인상 기조로 가고 있어 양국간 금리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을 높인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세계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엔화는 최근 강세를 보여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엔 캐리 트레이드 문제는 실제 청산 여부를 떠나 우려만으로도 신흥시장에 부담이 된다”며 “4분기 중 미국의 금리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이 높다고 보았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고, 지난달 29일 참의원 선거를 마친 일본이 8월 이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악재가 노출되고 있는 만큼 주가가 이전 고점을 되찾는 데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오는 7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상황을 지켜보며 다음주까지 매수 시기를 늦추는 게 낫다”며 “1차 지지선은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해 있는 1780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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