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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조정 크지 않다”-“1700까지 밀린다” 전망 엇갈려

등록 2007-07-30 08:10

세계증시 동반 급락
세계증시 동반 급락
‘미국발 먹구름’ 한국 증시 장마 부르나
모기지 부실로 M&A도 제동…다음 주말에도 폭락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또다시 급락해 이번주 초 국내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지난 27일 ‘검은 금요일’이라고 불릴 만큼 폭락한 것도 전날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미국 증시 휘청이는 원인은?=최근 미국 증시의 하락세는 미국 신용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을 계기로 위험에 노출되면서 빚어진 것이어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 시각으로 28일 새벽 장을 마친 미국 증시는 신용 경색 우려가 또다시 부각되면서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08.10(-1.54%) 떨어진 1만3265.47로 마감했다. 전날 낙폭까지 합하면 이틀 새 500 가까이 빠진 셈이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37.10(-1.43%) 빠진 2562.24로 마쳤다. 다우지수는 지난 한주 동안 4.2% 하락해, 주간 단위로는 2003년 3월 마지막 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장 초반에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4%(전년 동기 대비)로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세를 보였으나 신용 경색 우려로 하락 반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가 세계 최대 과자회사인 캐드베리의 음료사업부를 150억달러(약 13조7천억원)에 매입할 것으로 보였으나, 대출 상황이 악화되면서 계획이 수개월 뒤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칼라일펀드의 지엠(GM) 트랜스미션 사업부 인수 건과 사모펀드 서버러스의 크라이슬러 인수 건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연기됐다.

올해 미국 증시는 사모펀드들의 차입 방식(LBO)을 통한 대형 인수·합병(M&A)이 호재로 받아들여져 많이 올랐는데, 최근 이런 차입 방식에 제동이 걸리면서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른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시엔비시>(CNBC)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에 “경종이 울렸다”고 말했다. 그는 모기지 대출과 차입을 통한 기업 인수가 유동성 과잉을 빚었다며, “지금 (자산시장) 위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이게 시장을 조정으로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모기지 문제는 큰 틀에서 ‘제한적’이며, 최근 위험 재평가는 ‘건강한 것’이기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국내 증시 조정의 폭과 기간은?=미국 증시가 출렁대자 국내 증시에 참여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도 냉각되고 있다. 지난 27일 외국인이 사상 최대 규모인 8400억원어치를 내다판 것도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징조로 해석된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7일 이전까지 외국인의 대량 매도는 한국 증시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보이지만, 27일 대량 매도는 글로벌 리스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쉽게 해소되기 힘든 만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결국 기관과 개인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얼마나 소화해낼 수 있느냐가 국내 증시의 조정 폭과 기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후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개인들은 오히려 매수 물량을 크게 늘렸다. 27일엔 7천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사상 최대 규모였다. 기관은 매수 규모를 크게 줄였지만, 펀드 유입 자금을 기반으로 추가 매수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위험 자산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지수가 1700대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태강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2003년 이후 글로벌 증시가 돌발 악재로 최대 24%까지 폭락한 사례도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경기 전망과 기업 실적이 우호적이어서 추가 조정이 있더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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