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지수 흐름
외국인 27일 8472억 사상최대 팔아치워
세계증시 미 주택대출 부실 우려 ‘후폭풍’
세계증시 미 주택대출 부실 우려 ‘후폭풍’
숨가쁘게 질주하면서 2000 고지를 돌파했던 주가가 이틀 동안 곤두박질치며 6% 넘게 폭락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로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한 가운데,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단기 급등 부담에 더해 국외 악재까지 불거지자 주가의 본격 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0.32(-4.09%) 급락한 1883.22로 마쳤다. 93.17이 떨어졌던 2000년 4월17일에 이어 두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하락률로는 2004년 6월3일(-4.27%) 이후 최대다. 또 지난 25일 2004.2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틀 동안 121(-6.12%)이 폭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25.2(-3.09%) 급락해 792.06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로 출발해 오후 한때 100이 넘게 떨어지면서 1863까지 밀려 사상 최대의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8446억원어치를 내다팔며 거래일 기준으로 10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무려 4조2천억여원에 이른다. 지난달 3조5천억여원을 합치면 두달 새 7조7천억원 가까이 팔아치운 셈이다.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서 71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개인과 함께 매수에 나서온 기관도 128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세계 증시가 함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2.36%), 대만 자취안(가권)지수(-4.22%), 홍콩 항셍지수(-2.76%) 등이 줄줄이 뚝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만 0.03% 내리며 급락을 피했다. 앞서 26일(현지 시각) 미국 다우지수가 2.26% 떨어진 것을 비롯해 영국·독일·프랑스 증시도 2~3%씩 급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의 본격 조정 가능성이 커진 만큼 보수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올해 들어 세계 증시 가운데 상승률 2위를 기록하고 주가이익비율(PER)이 13배를 넘어 더는 저렴하지 않은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세계적 악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1700~180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본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추세라면 코스피지수가 1700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것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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