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주 연령별 평균 보유자산 현황
40대, 예금서 주식으로 자산 이동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하게 된 배경을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816만명에 이르는 40대 중후반의 베이비부머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은행예금에서 주식투자 중심으로 바꾸면서 증시 활황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란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고도성장 시대의 주역이자 2000년대 이후 집값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비슷한 생각이다. 민 연구원은 “베이비부머 이후 세대는 아직 충분히 자산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주택대출 상황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여유 자금을 보유한 베이비부머들의 증시 영향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이 전국 93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3월 발표한 ‘2006 가계자산조사 결과’를 보면, 베이비부머가 포함된 40대 가구주의 평균 금융자산은 6744만원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다. 물론 부동산까지 포함한 총 자산은 50대(3억7243만원)가 40대(3억260만원)보다 더 많지만, 부동산 자산은 쉽게 처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으로의 자금이동이 자유로운 쪽은 베이비부머 쪽이라고 볼 수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조사한 ‘2006년 주식투자인구 및 주식보유 현황’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46.9살이었고, 40대가 전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7%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일본에선 베이비부머가 증시 성장의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미국의 베이비부머(1946∼64년생)가 80년대 중반부터 대거 펀드시장에 뛰어들면서, 1985년까지만 해도 1%에 불과했던 미국 가계자산 가운데 뮤추얼펀드의 비중은 2000년엔 10%까지 치솟았다. 80년대 초반까지 1000대에 머물렀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급등세를 보여 1990년대에만 4배 이상 올랐다. 일본 증시도 베이비부머(1930∼39년생)가 정년을 맞기 직전인 1990년까지 10년 만에 6배가 오르는 등 유례없는 황황세를 보였다. 정영완 센터장은 “한국증시에서도 이제야 베이버부머가 부각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5∼10년간 베이비부머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경에 따른 증시 활황세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2005년 7월 1일 기준 인구 피라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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