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주요 일지
올해 초만 해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코스피지수 2000이 장중 한때나마 돌파됐다.
우리 증시는 1956년 처음 문을 열었다. 1983년부터 지금의 코스피지수(1980년 1월4일=100 기준)를 쓰기 시작했는데 80년대 중반까지는 100~150 사이에 머물렀다. 86 아시아경기대회와 88 올림픽을 거치면서 급상승해 89년 4월 최초로 1000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15년 동안 500~1000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박스권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1000을 찍고 다시 내려갈 때마다 ‘한국 증시는 1000이 한계’라거나 ‘한국 증시 재평가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가 확산됐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6월16일에는 지수가 280까지 추락했다. 99년 국내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가도 급등세로 돌아섰고 정보기술(IT) 투자 열풍이 불면서 그해 7월7일 다시 1000을 넘어섰다. 주가가 100배 넘게 오르는 벤처기업이 속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횡행하던 시절이었다. 결국 거품은 꺼지고 말았다.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주식시장이 현재의 상승 국면에 진입한 시기는 2003년 3월이다. 그 이후 4년4개월 동안 몇 차례의 작은 등락을 빼고는 지수가 꾸준히 오르는 대세 상승 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2005년 2월28일 사상 네번째로 1000을 돌파했고 올해 들어 가속도가 붙더니 24일 드디어 장중 2000마저 넘어섰다. 외환위기 직후 62조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1090조원으로 17배가 불어났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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